지난달 김경수 씨(83)는 대구 강북소방서를 찾아 5억 원을 기부했다. 26년 전 폭우로 불어난 강에서 실종된 중학생들을 수색하다 순직한 소방관 아들(김기범 소방교·당시 26세)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을 내놓은 것. 김 씨는 아들이 남긴 유족연금과 평생 검소한 생활로 모은 돈을 국가유공…
아빠에 대한 기억이 시작된 날은 2010년 3월 26일부터였다. 당시 김해봄 씨는 다섯 살이었다. 해봄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0년 3월 이전 아빠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은 없다. 뭔가를 기억하기엔 내가 너무 어렸다”고 했다. 생전 아빠에 대한 기억은 없는 해봄 씨지만 …
최근 210년간의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확정한 스웨덴의 행보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거듭된 핵전쟁 위협은 작금의 국제정세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앤서니 코튼 미 전략사령관은 며칠 전 미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의 군…
당연한 것이 가장 낯설 때가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진행 중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대상 수사가 그런 경우다. 국방부 직할 최고위 수사기관인 조사본부는 지난달 중순 대진연 회원 15명을 입건해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지난달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
미국의 북핵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저서 ‘핵의 변곡점’에서 자신이 ‘핵 기술자’라는 점을 내내 강조한다. 2004∼2010년 일곱 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영변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등 ‘북핵 심장부’를 관찰한 기록과 자신의 견해가 정치적·이념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최대한 경…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명확한 대적관, 전투 현장 중심의 군인정신을 함양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에 활용되는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가 발간된 사실을 알리며 발표한 입장이다. 이 교재는…
2016년 미국에서 발간된 ‘유령함대’는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수도 있는 미중 간 전쟁 시나리오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중국의 기습 공격은 미국의 첨단 위성망을 파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중국의 레이저 공격과 사이버 해킹 등으로 미국의 ‘눈(정찰위성)’과 ‘신경망(통신위성)’은 순…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으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특히 그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일 골프를 친 사실을 두고 야당이 비판을 쏟아내는 장면에서 더욱 그렇다. 2020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원인철 합참의장 후보자의 ‘골프 전력’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야…
러시아의 침공으로 600일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우리에게도 본격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이 전쟁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도 북…
올해 3월 임관한 육군 최우섭 소위(23)는 ‘그날’의 감동이 생생하다. 지난달 26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10월 1일)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됐다. 10년 만의 군 시가행진이었다. 최 소위도 행진에 참여했다. 그는 “행진 시작부터 끝까지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를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유럽의 평화 번영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었다. 냉전시대 소련 주도의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전 지구적 전쟁 참화의 재발을 막고, 가치와 규범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을 놓고 논란이 일기 전까지 군의 수많은 현안을 집어삼키다시피 한 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태였다. 그런데 이 일은 이렇게까지 커질 게 아니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관과 부하의 생산적인 대립, 그리고 원만한 이견 조율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명…
지난달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야간 열병식은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핵 공격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핵어뢰를 비롯해 화성-17형 ‘괴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화성-18형 고체연료 ICBM, 전술핵 투발용 단거리탄도미사일(…
문재인 정부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환경영향평가(환평)를 지연시키려고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일까. 사드 배치와 환평에 깊숙이 관여한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평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인한 여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발언 내용과 방식이 전례가 없을 만큼 거칠고 고압적인 데다 중국 정부의 적반하장식 사후 대처가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그의 발언은 대한민국 야당 대표의 면전에서 중국 편에 서지 않으면 화를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