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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향의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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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주의는 열등감을 먹고 산다[이정향의 오후 3시]

    전체주의는 열등감을 먹고 산다[이정향의 오후 3시]

    독일의 고등학교에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치고자 무정부주의와 독재정치 강의를 시작한다. 학생들은 하나를 골라 일주일 동안 듣는다. 첫날, 자유분방한 학생들은 독재정치를 맡은 라이너 선생에게 나치의 극악함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지겹도록 들었고, 독일에서 전체주의가 또 자행될 일은 결…

    •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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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걷는 길[이정향의 오후 3시]

    함께 걷는 길[이정향의 오후 3시]

    아빠는 래브라도리트리버 혈통이지만 엄마가 일반 개라서 맹도견(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퀼은 여느 개답지 않은 느긋함과 진득함으로 맹도견 시험을 통과한다. 오지랖이 넓고 소리에 민감하며 사소한 변화에도 들뜨는 개다운 특성을 지니지 않은 점이 퀼의 장점이자…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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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2.1초[이정향의 오후 3시]

    내 인생의 2.1초[이정향의 오후 3시]

    1992년, 심야에 TV 채널을 돌리다가 미국 대학 농구 8강전을 보게 됐다. 못 알아듣는 영어 방송인데도 본 이유는 듀크대 감독의 외모가 내 취향이어서였다. 이런 단순한 이유로 듀크대를 응원했는데 상대인 켄터키대도 만만치 않았다. 연장전까지 끌며 1점씩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막판…

    •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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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불이 밝을수록 별은 사라진다[이정향의 오후 3시]

    등불이 밝을수록 별은 사라진다[이정향의 오후 3시]

    지구가 쓰레기로 뒤덮였다. 전자폐기물부터 잡다한 쓰레기까지 도저히 처치 곤란이다. 우주 유람선을 운영하는 거대 회사는 여행상품을 출시한다. 5년간 유람선 안에서 휴양을 즐기다 오면 지구가 깨끗이 청소되어 있을 거란다. 모두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다. 이제 지구엔 월(WALL)-E라…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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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 들어야 아는 것들[이정향의 오후 3시]

    나이 들어야 아는 것들[이정향의 오후 3시]

    뉴욕 북부의 작은 동네 노스바스. 폭설이 맘껏 내리는 곳. 예순이 넘은 설리는 중학교 은사인 베릴의 집에 세 들어 산다. 평생을 일용직 노동자로 부초처럼 살아왔다. 젊은 시절 결혼도 했으나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가족을 버렸다. 그렇다고 멀리 가지도 않았다. 도보 30분 거리에서 요령껏 …

    •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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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의 진심[이정향의 오후 3시]

    리더의 진심[이정향의 오후 3시]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도시 리치먼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40대의 켄 카터는 모교로부터 구제불능 상태인 농구팀의 코치직을 의뢰받는다. 그는 고교 시절, 미국 최고의 득점 기록을 세우며 장학생으로 대학에 갔지만, 모교인 리치먼드 고교는 우범 지역에 위치한, 입학생 중 반도…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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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하거나 사악하거나[이정향의 오후 3시]

    무지하거나 사악하거나[이정향의 오후 3시]

    1996년. 홀로코스트 연구자인 유대인 데버라 립스탯 교수는 영국의 데이비드 어빙 교수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다. 어빙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면서,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히틀러의 명예 회복을 위해 활발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해왔다. 이런 그를 그녀는 ‘역사…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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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적인 당신은 모릅니다[이정향의 오후 3시]

    이기적인 당신은 모릅니다[이정향의 오후 3시]

    한때 잘나갔던 조각가 해럴드 마이어로위츠. 이혼을 몇 번 거치며 각각 다른 전처에게서 삼남매를 두었다. 여든이 되었건만 여전히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다. 변호사로 잘나가는 막내아들만 편애하고, 가난한 딸과 장남에게는 냉정하기 그지없다. 멀리 사느라 잘 찾아오지도 않는 막내와 …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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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잘못한 건가요?[이정향의 오후 3시]

    제가 잘못한 건가요?[이정향의 오후 3시]

    2013년 6월 홍콩의 한 호텔방. 29세의 미국 청년 에드워드 스노든은 영국의 유명 일간지 기자에게 전 세계가 경악할 사실을 폭로한다. 미국 정부가 수년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 민간인 사찰을 해왔다는. 그는 며칠 전까지 NSA(국가안보국)와 CIA(중앙정보국)에서 최고급 정보만을…

    •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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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필이 붓을 가리랴[이정향의 오후 3시]

    명필이 붓을 가리랴[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의 황량한 도로를 달리는 데이빗. 오늘 안으로 꼭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다. 먼 길이라 시간이 빠듯하다. 그의 앞에 세차라고는 한 번도 안 한 듯한 대형 컨테이너 트럭이 시커먼 매연을 뿜으며 느긋이 간다. 매연 때문에 눈을 못 뜨겠다. 텅 빈 도로라서 트럭을 추월…

    •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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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도 이상 없음’[이정향의 오후 3시]

    ‘오늘도 이상 없음’[이정향의 오후 3시]

    정년을 앞둔 오토. 평생을 철도원으로 일했다. 원리원칙, 고지식함, 과묵, 딱 세 단어만으로 설명될 만큼 요령 없이 살았다. 한 칸짜리 열차의 종착역인 홋카이도의 외진 마을에서 20년째 역장으로 재직 중이다. 결혼 후 17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 한 달 반 만에 숨졌을 때도, 아내가 …

    •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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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조건 네 잘못이야[이정향의 오후 3시]

    무조건 네 잘못이야[이정향의 오후 3시]

    뉴욕의 공립고등학교 교사 헨리는 단기간 계약직으로만 일한다. 한 달간 그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품행 불량으로 퇴학시킨 교사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협박하는 여학생의 폭력과, 저런 딸을 이제는 내가 집에서 종일 돌봐야 하냐며 교사를 고소하겠다는 엄마의 난동과, 아들이 다른 학생에게 폭…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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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달빛 아래[이정향의 오후 3시]

    같은 달빛 아래[이정향의 오후 3시]

    재일동포 작가 양석일이 1981년에 쓴 자전적 소설을 희곡 작가인 정의신과 영화감독 최양일이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었다. 셋 다 재일동포 2세인 만큼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본에서 태어난 2세들의 애환이 담겼지만 무턱대고 슬프거나 안타깝지는 않다. 태생적으로 차별받는 조선인과, 조선…

    •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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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는 나를 필요로 한다[이정향의 오후 3시]

    누군가는 나를 필요로 한다[이정향의 오후 3시]

    미국 동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 왜소증을 지닌 30대의 핀바가 간이역이었던, 지금은 폐쇄된 역의 사무실로 이사 온다.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푸드 트럭을 모는 라틴계 청년 조는 따분했던 참에 핀바가 친구처럼 반갑다. 하지만 핀바는 자신이 난쟁이라서 조가 호기심으로 접근한다고 여겨 쌀쌀맞…

    •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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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바람[이정향의 오후 3시]

    맞바람[이정향의 오후 3시]

    브라질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40대의 조는 지금도 20년 전의 그날을 잊지 못한다. 대학 축제 날, 모든 남학생의 우상이던 헬레나가 어눌하고 공부밖에 모르던 조에게 접근해 사랑을 고백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녀는 전교생이 보는 무대 위에서 까닭 없이 조를 망신 주고 버렸다. 그 후로…

    •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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