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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의 神品名詩

이근배의 神品名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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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청동신수경(靑銅神獸鏡)

    [이근배의 神品名詩]청동신수경(靑銅神獸鏡)

    청동신수경(靑銅神獸鏡) ―박무웅(1944∼ ) 청동신수경 속에 해와 달이 들어 있다 청동신수경 속에 열두 마리 짐승이 들어 있다 신새벽 순금의 햇빛이 빛날 적마다 한밤중 순은의 달빛이 빛날 적마다 눈부시게 눈부시게 창이 날아갈 적마다 내 마음 속 짐승들은 신의 짐승으로 거듭 태…

    • 20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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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그날이 오면

    [이근배의 神品名詩]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심훈(1901∼1936)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받아 올리오리다 두개골…

    •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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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불국사 다보탑

    [이근배의 神品名詩]불국사 다보탑

    불국사 다보탑 ―신달자(1943∼ ) 저기! 거기가 어딘지 온 몸으로 가르키고 있는 국보 20호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먼 발치부터 더듬더듬 몇백 년 발치부터 더듬더듬 정강이 살이 헐어, 헐어도 닿지 못하고 언제나 묵언수행으로 서서 너 혼자 깨달으라고 …

    •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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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봉선홍경사갈비(奉先弘慶寺碣碑)

    [이근배의 神品名詩]봉선홍경사갈비(奉先弘慶寺碣碑)

    봉선홍경사갈비(奉先弘慶寺碣碑) ―유재영(1948∼) 왕비의 이빨조차 썩지 않는 불멸의 땅 옛 백제의 천안시 서북구 헹겡이벌 고려국 마지막 유민(流民) 멈춰선 듯 돌비 하나 구름 두른 머릿돌엔 비룡(飛龍)이 꿈틀대고 받침돌 당초무늬 덩굴손 뻗은 자리 오른쪽 머리 돌리고 눈 부릅뜬 이…

    •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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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日月이 나를 낳으리라

    [이근배의 神品名詩]日月이 나를 낳으리라

    日月이 나를 낳으리라 ―노향림(1942∼) 해와 달을 닮은 한 여자 이 땅에 태어났노라 흙과 바람과 향기와 부드러움의 상생으로 한 생을 빚어 일월이 나를 점지한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 그 이름은 하도 둥글고 고혹해서 나는 한 천년을 더 기다리노라 하늘 향해 살짝 벌린 젖은 입으…

    • 201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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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토우土偶라는 아이

    [이근배의 神品名詩]토우土偶라는 아이

    토우土偶라는 아이 ―유홍준(1962∼ ) 흙으로 빚어진 남자와 흙으로 빚어진 여자가 성교를 하고 있어요 머위밭에는 잎이 커다란 머위, 우물가에는 키가 조그만 달개비가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구요 (…) 섞이어 섞여…… 둥기당 둥땅 흙으로 만든 거문고 소리가 …

    • 201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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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세상에서 제일 큰 집

    [이근배의 神品名詩]세상에서 제일 큰 집

    세상에서 제일 큰 집―김후란(1934∼ ) 세상에서 제일 큰 집입니다 가야산 중턱 해인사 숨은 듯 깊은 산 속에 팔만대장경 품어 안고 오랜 세월의 무게 묵묵히 감당해왔습니다 법보사찰 장경판전 어느 시대의 눈빛이 이렇듯 강하고 태산 같은 버팀목 되었으리오 그 역…

    •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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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바위의 말

    [이근배의 神品名詩]바위의 말

    바위의 말 ―이성부(1942∼2012) 나는 오랫동안 너무 게을렀거나 한자리에서만 맴돌아 생각이 굳어졌거나 그리움으로 목말라 바윗덩이가 된 것은 아니다 내 안에는 아직도 더운 피 터질 듯 힘차게 돌아 흐르고 이리 무겁게 앉아 있어도 갈수록 눈 깊어져 천만리 머나먼 바깥세상 …

    • 201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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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여인

    [이근배의 神品名詩]여인

    여인 ― 서경온(1956∼) 첫눈에 반해 뜨겁던 눈길에 뚝뚝 떨어져 내리던 모란꽃잎을 푸른 치마폭 가득히 받아 안으신 그대 천년이 하루 같은 벅찬 기다림으로 구름을 좇아 학이 날아가는 흰 저고리 가슴속 당신은 고운 아미 숙인 참한 걸음새로 물 길러가시던 고려의 여인 잘록한 허리…

    • 20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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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무영탑 無影塔

    [이근배의 神品名詩]무영탑 無影塔

    무영탑 無影塔 ―김종해(1941∼ ) 불국사 대웅전 뜨락에 서서 천년 세월 풍우에 깎인 돌과 함께 탑을 떠나지 않는 백제의 석공 아사달이여 돌에 새겨진 연꽃은 지지 않고 사시사철 피어 있다 연못에 몸을 던진 아사녀의 혼이 지금도 연꽃으로 피어 있다 불국사 대웅전 뜨락…

    • 201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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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세한도歲寒圖

    [이근배의 神品名詩]세한도歲寒圖

    세한도歲寒圖 ㅡ 박현수(1966∼ ) 1 어제는 나보다 더 보폭이 넓은 영혼을 따라다니다 꿈을 깼다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그 거리를 나는 눈물로 따라 갔지만 어느새 홀로 빈 들에 서고 말았다 어혈의 생각이 저리도 맑게 틔어오던 새벽에 헝클어진 삶을 쓸어올리며 첫닭처…

    •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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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이근배의 神品名詩]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독 임란사 유감(讀壬亂史有感) ―정소파(1912∼2013) 청사(靑史)에 길이! 두고 빛내일 자랑일레 도둑떼 몰고 쫓고 앞바단 피빛인데, 북울려 무찔러 가는 것! 눈에 선연하구나. 책장 갈피마다, 숨쉬는 임의 얼을 흐린 맘들 가다듬고 정성껏 읽어보라. 겨레의 흩깔린 넋을 바로 …

    • 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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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탈놀이

    [이근배의 神品名詩]탈놀이

    탈놀이 ―이영식(1952∼ ) 슬픔을 증거하기 위해 턱이 빠지도록 웃고 있는 화상을 보아라 하회탈 그리고 또 병산탈, 촘촘 살펴보면 묵시(默示)를 건너온 나뭇결에 피가 돈다 돌아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백정, 할미…… 사과 알 같은 심장 풀무…

    • 201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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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매죽문호

    [이근배의 神品名詩]청화백자매죽문호

    청화백자매죽문호―유자효(1947∼) 매화나 대나무는 그 하나만으로도 아름답거늘 한 뛰어난 화공을 만나 흙 위에서 다시 살아나 천 4백도 불 위에서 구워져 5백 년이 지나도 시들지 않고 다시 5백 년을 싱싱하게 꽃 피울 끝없는 생명을 얻었나니 오 청화백자매죽문호 그리운 이름 다시 어…

    • 201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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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배의 神品名詩]무량수전(無量壽殿)

    [이근배의 神品名詩]무량수전(無量壽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문인수(1945∼) 나는 바람이 되어 무량(無量)하다. 용의 눈을 마음에 박으니 저 한꺼번에 꿈틀대는 녹음, 잎새 잎새들이 전부 비늘이다. 어느 날은 또 바위가 되어 도적떼를 물리치고 공중에 사뿐 앉아 그대를 지키나니. “저 이마에 흐르는 땀 봐라…

    • 20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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