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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의 생각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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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시민’에 대하여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시민’에 대하여

    현대사회에서 ‘부르주아’라는 말은 부자 혹은 상류층을 지칭하는 보통명사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이 단어는 귀족의 지배를 받는 특정 계급의 이름이었다. 중세 봉건시대에 처음으로 나타난 이 계급은 농사를 짓지 않고 도시에 살면서 상업에 종사했다. 당시 도시의 명칭이 부르(bourg)였으…

    • 201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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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인터스텔라와 숭고의 미학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인터스텔라와 숭고의 미학

    만일 당신이 어느 날 경기 과천시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캄캄한 전시실 안에 들어갔다고 치자. 환하게 밝은 반대편 벽면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져 내리고 그 아래 대리석 대(臺)에는 하얀 수의를 입은 사람이(아마도 시체가)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맞으며 누워 있다. 물소리 가득한 어둠 속에서 …

    • 201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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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책 이야기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책 이야기

    프랑스의 한국계 입양아 출신 문화부 장관 플뢰르 펠르랭이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파트리크 모디아노의 소설을 하나도 읽지 않았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펠르랭 장관은 2012년 봄 입각한 이래 2년 동안 수많은 보고서, 서류, 뉴스를 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역시 여성인…

    • 201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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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서양을 통해 읽은 일본 미학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서양을 통해 읽은 일본 미학

    “바스라지기 직전의 비단, 광택 없는 배경, 기하학적으로 날카롭게 각이 진 사다리꼴의 커다란 검은 관복, 이것은 고요함의 위대한 양식이고, 엄격한 하나의 건축, 또는 절대 기하학이다. 초상화 자체가 ‘영웅’이라는 단어의 표의문자이며 그대로 하나의 상형문자이고, 사자를 저승으로 실어 나…

    • 20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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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광화문 광장’ 읽기

    [박정자의 생각돋보기]‘광화문 광장’ 읽기

    광화문 앞 광장을 운전하며 지날 때는 우툴두툴한 바닥이 차바퀴와 부딪치는 덜커덩 소리와 요동치는 승차감이 싫다. 유럽 같으면 촘촘하게 돌이 박힌 도로가 로마시대의 흔적이거나 최소한 수백 년 전 마찻길이어서 도시의 오랜 역사를 증명하는 유산이지만 길이 500m 왕복 10차로의 아스팔트 …

    • 20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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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유아(乳兒)적 사회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유아(乳兒)적 사회

    국민은 참으로 피곤하다. 죽는다는 건 모든 인간의 운명인데, 빠르고 느리다는 차이만 있을 뿐 조만간 모든 사람은 다 죽게 마련인데, 조금 일찍 조금 많이 함께 죽었다고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을 다그치고 죄의식을 주고 고문할 수 있는가.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고 얘기하면 즉각 “네 자…

    • 201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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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태평성시도 유감

    [박정자의 생각돋보기]태평성시도 유감

    깊은 산 후미진 골짜기나 안개 낀 강물이 가라앉은 색조로 그려진 조선시대 산수화를 보노라면 잊혀진 DNA의 감수성이 일깨워지는 듯 마음이 푸근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 속의 집은 벽에 둥근 창이 뚫려 있거나 처마 없이 직선으로 경사진 지붕이거나, 여하튼…

    • 20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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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전통좌파는 죽은 별”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전통좌파는 죽은 별”

    “나는 기업을 사랑한다!” 총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앞에 앉은 재벌 총수와 기업인들이 환호를 보낸다. 이어서 “프랑스는 당신들을 필요로 한다!”고 총리가 말하자 다시 한 번 터지는 박수 소리. 지난주(8월 25일) 우리나라 전경련에 해당하는 프랑스경제인연합회(MEDEF) 모임에서 …

    • 20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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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시간표의 정치학

    [박정자의 생각돋보기]시간표의 정치학

    참 낭만적이기는 했다. 종래의 그레고리안 달력을 파기하고 1년의 달 이름을 ‘꽃피는 달(플로레알)’ ‘안개 끼는 달(브뤼메르)’ ‘파종하는 달(제르미날)’ ‘찌는 듯이 더운 달(테르미도르)’처럼 계절과 자연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바꿨다. 프랑스 대혁명 때의 일이었다. 루이 16세를 단…

    • 201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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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네덜란드 사람들은 역시 쿨했다

    [박정자의 생각돋보기]네덜란드 사람들은 역시 쿨했다

    반으로 잘린 빵과 나이프, 운두 높은 접시에 가득 담긴 체리와 유리잔, 메주만 한 크기의 치즈 두 덩이, 영롱하게 빛나는 포도, 연두색과 빨간색의 아직 덜 익은 사과들, 냅킨 위에 무심하게 던져져 있는 단단한 껍질의 빵 한 개, 은식기 위에 껍질째 놓여 즙이 마구 흘러내릴 듯 신선한 …

    • 201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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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그는 언제나 우파에 투표했다

    [박정자의 생각돋보기]그는 언제나 우파에 투표했다

    몸이 절개되고 내장이 다 드러나 피가 뚝뚝 흐르는 인체, 입을 크게 벌리고 절규하는 교황, 흠씬 두들겨 맞은 권투선수처럼 부풀려지고 일그러지고 흘러내리는 인간의 얼굴, 십자가에 매달린 거대한 고깃덩어리.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그로테스크하고 폭력적인 그림들이다. …

    • 20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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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의 생각돋보기]모든 시대 모든 청춘은 ‘잉여’였다

    [박정자의 생각돋보기]모든 시대 모든 청춘은 ‘잉여’였다

    사법시험에 두 번 낙방하고 세 번째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이미 두 번의 실패로 가문의 명예에 한껏 먹칠을 한 상태였다. 유명 외과 의사였던 아버지 마음에 들기 위해, 수군거리는 고향 사람들의 조롱과 동정을 잠재우기 위해 이번에는 꼭 합격해야 했다. 하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

    • 20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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