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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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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단디’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단디’

    “단디 해라, 니(너).” 한 골목 다섯 가족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나온 대사다. ‘단디’라는 말이 찡하게 와 꽂혔다. 단디는 ‘단단히’ ‘제대로’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이다. 아직 표준어로 인정해야 할 만큼 세력을 얻진 못했지만 향토색 물…

    •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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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것 같다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것 같다

    “이 집 음식 맛 어때?” “맛있는 것 같아요. 근데 좀 짠 것 같아요.” 가족들과 모처럼 외식하는 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아들 녀석의 대답은 ‘좀 짜긴 하지만 맛은 있다’는 정도일 터. 맛있으면 맛있다고, 짜면 짜다고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맛있는 것 같다’ ‘짠 것 같다’…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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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놀래키다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놀래키다

    국립국어원은 14일 ‘마실’ ‘잎새’ ‘이쁘다’ ‘-고프다’ 등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와 활용형 11개를 표준어와 표준형으로 인정했다. 이 낱말들은 그동안 ‘마을’과 ‘잎사귀’의 방언으로, ‘예쁘다’ ‘∼고 싶다’의 틀린 표현으로 규정됐던 것들이다. 하지만 ‘놀래키다’ ‘들이키다’…

    •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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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칠칠맞다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칠칠맞다

    “아유, 칠칠맞긴….” 얼마 전 TV 주말드라마 속에서 만난 대사다. 상대방에게 핀잔을 주며 쓴 말이지만 “칠칠맞지 못하긴”으로 써야 할 곳이었다. 칠칠맞다는 남을 칭찬할 때 쓰는 말이기 때문. 칠칠맞다와 칠칠하다는 ‘주접이 들지 않고 깨끗하고 단정하다’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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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흥청망청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흥청망청

    청년 실업, 노동 개혁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은 ‘나 몰라라’ 하면서 총선용 지역구 예산은 알뜰히 챙기고 입법 성과급은 살뜰히 챙기는 게 국회와 국회의원이다. 나랏돈을 호주머니 속의 돈처럼 흥청망청 써댄다. ‘흥청망청.’ 흥에 겨워 마음껏 즐기거나 돈이나 물건 따위를 마구 쓸 때…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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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옷깃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옷깃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주는 한파가 예상되니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이맘때면 신문 방송에서 심심찮게 접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옷깃을 여미다’와 추위는 별 관련이 없다. ‘여미다’는 ‘옷깃 따위를 바로 합쳐 단정하게 하다’라는 뜻이다. 즉 흐트러진 차림을 반듯하게 매무…

    • 20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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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술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술

    백약지장(百藥之長). 좋은 약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뜻으로 ‘술’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은 ‘석 잔 술에 도가 통하고 한 말 술에 자연과 합치된다’고 노래했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의 폐해를 지적한 사람도 많다. ‘전쟁, 흉년, 전염병, 이 세 가…

    •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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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단잠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단잠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해마다 반복돼 온 ‘물수능’ 논란에서 벗어나 변별력만큼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해마다 난도가 들쑥날쑥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성적이 좋든 나쁘든 수험생들은 한동안 잠에 빠질 게 틀림없다. 사실 이 땅…

    •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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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잎사귀에 이는 바람?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잎사귀에 이는 바람?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뜰에 가면 다소곳이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소녀 청동조각상을 만날 수 있다. 소녀는 오늘도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를 읽고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암울한 식민지에서 살아가는 시인의…

    •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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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노둣돌과 징검돌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노둣돌과 징검돌

    “고추 팔아 예쁜 꽃신을 사주겠다.” 구상연 할아버지(98)는 헤어질 때 여섯 살, 세 살이던 두 딸에게 한 약속을 65년 만에 지켰다. 지난달 26일 이산가족 상봉에서다. 다른 사람들의 사연이라고 다를 게 없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에게 “누구냐”고 묻고, 스물한 살에 납북된 …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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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명태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명태

    명태(明太)는 이름이 많다. 생태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 노가리 등등. 얼리지 않은 건 생태, 얼린 건 동태, 말린 것은 북어다. 내장을 뺀 명태를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게 코다리, 한겨울 처마 끝에서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살이 연해지면서 누렇게 변한 게 황태다. 술꾼들이 속을 풀…

    • 201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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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천둥과 우레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천둥과 우레

    ‘천둥소리 요란한데 빗방울은 작다.’ 소리만 컸지 실상은 보잘것없다는 뜻으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과 비슷하다. 중국 언론이 10일의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비꼰 말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뉴욕 메츠의 노아 신더가드는 ‘천둥의 신…

    • 20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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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담벽과 담벼락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담벽과 담벼락

    ‘미련이 담벼락 뚫는다’는 속담을 아시는지. 미련한 사람의 끈기가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인데, 1년 전쯤 ‘우리말 겨루기’에 등장했다. 한 출연자가 급한 나머지 담벼락 대신 ‘담구락’을 외쳤다. 토속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말에 방청객들은 너나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표준어 …

    •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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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한글날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한글날

    “‘프사’ 좀 올려라.” “그게 뭔데?” “ㅋㅋ 네 ‘프로필 사진’ 말이다.” 카톡으로 대화하다 친구에게 한 방 얻어맞았다. 이건 약과(藥果)다. 시험 답안지에 ‘ㅊㅋㅊㅋ’(축하축하)라고 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신세대들이 즐겨 쓰는 줄임말을 e메일로 교육하는 회사도 …

    •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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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젓갈

    [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젓갈

    가을의 달빛이 유난히 밝았던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지방에서 차례상에 조기를 올렸을 것이다. 조기 중의 조기는 참조기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한데 이 참조기로 만든 젓갈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대부분 황새기젓 혹은 황세기젓이라고 한다. 바른 표현은 …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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