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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의 따뜻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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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간신히 늙어버린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간신히 늙어버린

    설 연휴 직전인 지난주 금요일에 내가 좋아하는 서정춘 시인의 시 ‘30년 전-1959년 겨울’을 신문에서 읽었다. 고향을 떠나는 어리고, 배고픈 자식에게 아버지가 ‘배불리 먹고 사는 곳/그곳이 고향이란다’라고 일러 주는 구절은 가난했던 그 시절을 함축해 주는 것 같아서 읽을 때마다 가…

    • 20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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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어머니의 선물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어머니의 선물

    서울에서 출발한 기차가 수원역을 지날 때쯤, 한 할머니가 딸과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얘야, 내가 봉투 하나 냉동실에 넣어 놨다. 그 돈으로 너 변변한 외출복 한 벌 사 입으라고.”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리치는 딸의 음성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아이 참 엄마는! 엄마…

    • 20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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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남들이 하는 말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남들이 하는 말

    새댁은 아랫집 할머니를 피해 다녔다. 툭하면 사소한 일로 시비를 걸어오니 피하는 게 상수였다. 이웃 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해해 주고 넘어가 주는 법이 없고 동네에서 다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소문난 요주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옆집 아줌마가 놀랍다는 얼굴로 “…

    • 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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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요즘 아기들은 엄마의 등을 보고 자란대요.” 점심을 함께 먹던 간호학과 교수가 농담처럼 꺼낸 이야기다. 요즘 젊은 엄마들이 “우리 아기가 이러이러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같은 질문을 하고 정보를 얻느라 컴퓨터 앞에만 붙어 있는 통에 정작 돌봄을 받아야 할 아기는 엄마의 등 뒤…

    • 20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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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이 세상 소풍 떠나는 날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이 세상 소풍 떠나는 날

    올해도 초대장이 도착했다. 해마다 잊을 만하면 고인(故人)을 생각나게 하는 이 초대장은 마침 웰다잉(well-dying)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더욱 각별하게 느껴졌다. 세상에 없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고인의 아들이 마련하는 저녁 초대였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서예가 …

    • 201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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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동병상련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동병상련

    암 수술을 받은 지인이 운전을 하고 가다가 교통경찰에게 적발되었다. 그런데 운전면허증을 살펴보던 경찰이 사진을 보면서 “얼굴이 좀 다른데요”라고 말했다. 긴 머리가 찰랑거리는 사진에 반해 아주 짧게 자른 머리가 다른 사람 같은 느낌을 준 것이다. 그 말에 그녀는 엉엉 울고 말았다고…

    • 201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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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2015년이여 그러면 안녕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2015년이여 그러면 안녕

    추운 날 꼭두새벽에 집을 나섰다. 1년 52주 가운데 51주를 다 보내 놓고 항상 마지막 주에 이르러서야 바빠진다. 건강검진 숙제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으나 예약이 만료되었다는 것. 다음 날 아침 일찍 오면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간호사의 귀띔에 새벽길을 택한 것이다. 해마다 마감에 …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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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정본 백범일지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정본 백범일지

    “이 책을 모셔가는 비용(책값)은 없습니다. 다만, 출간 이후 일정 금액을 ‘안중근기념 영혼도서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하신 분에게 우선적으로 배포할 예정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정본 백범일지’ 출판회에 참석했다가 읽은 안내문이다. 출판기념회에 자주 참석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

    •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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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내 사랑은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내 사랑은

    한바탕 부부싸움을 한 뒤에 아내는 6개월 된 아기를 안고 집을 나왔다. 그러나 막상 집을 나오니 갈 데가 없었다. 해외근무 중인 남편을 따라 외국의 낯선 도시에서 살고 있으니 하룻밤 신세질 곳조차 없었다. 비행기를 타고 친정으로 확 가버릴까 생각했지만 그건 뒷감당이 어렵고 그렇다고 집…

    • 201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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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지금은 12월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지금은 12월

    각지로 흩어진 네 자매가 해마다 시골에 사는 둘째의 집에 모여 사흘간 먹고 자며 김장을 하는데 올해는 배추 오백 포기를 절였다. 12월 첫 주말 시골집 너른 마당에서 일손을 보태주려고 건너온 동네 사람들까지 열댓 명이 둘러앉아 배추에 소를 넣는 장면은 마치 ‘응답하라 1965’를 보는…

    • 201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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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홍시를 먹으며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홍시를 먹으며

    때로는 남들이 부럽다. 눈부신 젊음이 부럽고 나보다 솜씨가 좋은 사람, 지식이 많은 사람이 부럽다. 돈이 많은 부모 만나 넘치게 많은 것을 누리는 금수저들도 그렇고 무슨 복을 타고났는지 하는 일마다 척척 잘 풀리는 사람도 부럽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본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이 있…

    • 2015-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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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2등이어도 괜찮아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2등이어도 괜찮아

    “달리기 경기에서 3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앞에 가던 2등을 제치고 골인하면 몇 등이지?” 이렇게 물으면 의외로 “일등!”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일등에 대한 무의식적 집착 때문에 2등을 제치면 2등일 뿐인데 일등이라고 착각이 되는 모양이다. 이렇게 일등만 좋아하다 보니 예전에는 우…

    • 20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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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멀긴 멀다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멀긴 멀다

    별다른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소식을 물어다 주던 방물장사 아주머니가 중매를 섰다고 한다. 신랑이 훤하게 잘생기고 집안 형편도 괜찮다는 중매쟁이의 말에 친정엄마는 귀가 솔깃했다. 중매쟁이가 “다 좋은데 멀어서 좀…”이라고 뜸을 들였지만 친정엄마는 먹고살기 괜…

    • 201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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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나와 너의 이야기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나와 너의 이야기

    지난 토요일 오후에 중국 상하이로 가는 손님을 배웅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갔다. 손님을 출국장으로 들여보내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사진기를 든 십여 명이 우르르 한 여자를 에워싸고 걸어왔다. 귀엽고 앳된 얼굴의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출국장 안으로 사라진 뒤 사진기를 든 여자에게 “저 사람이…

    •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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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아버지 화났는가?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아버지 화났는가?

    늦둥이 아들을 ‘오냐오냐’ 키워 어리광쟁이로 만든 아버지가 집에 손님을 모시고 오자 일곱 살 아들이 아버지를 반기며 물었다. “아버지 밥 먹었는가?” 손님 앞에서 점잖은 체면을 구긴 아버지가 무안해서 짐짓 화를 내며 꾸중했다. “예끼, 존댓말을 써야지 아버지에게 말버릇이 그…

    • 201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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