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은 해마다 승진하시나요?” 밀워키가 미국프로농구(NBA) 동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한 뒤 열린 기자회견 자리였다. 밀워키는 NBA 30개 팀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58승 24패)으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8번 시드(최하위) 마이애미(4…
어린이날을 맞아 한 국회의원이 노키즈존을 아예 없애자는 제안을 내놨다. 그 덕분에 툭하면 불거졌던 한국 사회의 노키즈존 찬반 논쟁이 다시 뜨거워졌다. 하지만 이 논쟁은 자꾸 산으로 가고 있다.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용어 정의부터 다시 해보자. 노키즈존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위험성과…
몇 년 전 A 검사는 검찰 내에서 이른바 부서 말석(末席)이 맡는 ‘밥총무’였다. 매달 10만∼30만 원씩 직급에 맞는 돈을 걷은 뒤 매주 정해진 날 부원들의 식당 예약부터 돈 관리까지 하는 게 밥총무의 일이다. “초임검사는 아침에 밥총무 일밖에 안 한다. 가족 없이 지방에 온 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11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의 김지용 신소재사업실장(현 미래기술연구원장)의 방 한쪽 벽면은 대형 인쇄지 여러 장을 이어 붙인 로드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깨알같이 쓰여 있던 글자들을 세세히 기억하진 못한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은 언뜻 은퇴 뒤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재취업한 노년의 벤(로버트 드니로)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워킹맘 창업자 줄스(앤 해서웨이)의 이야기가 벤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진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00명 규모…
세금은 많이 걷혀도, 덜 걷혀도 골칫거리다. 올해는 정부가 짠 예산보다 세수가 부족해 난리다. 이미 법인세는 올해 정부 예상 세수를 채우지 못할 게 확실해졌다. 법인세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오는데, 올 3월에 걷힌 세수는 20조9000억 원이었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짤 때 잡았던…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스마트폰 필수 부품을 3년간 장기 계약할 것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 왔다. 매년 7억6000만 달러 이상의 부품을 삼성전자가 구매하지 않으면 차액을 브로드컴에 물어줘야 하는 게 불공정 계약의 핵심이었다…
#1. 지방 C대 한 학과의 2학기 전공강좌 교재로 P출판사의 책이 선정됐다. P출판사는 수강생 200명 중 절반 정도가 책을 살 것으로 보고 100권을 인쇄했다. 하지만 실제 팔린 책은 단 1권에 불과했다. 출판사 측은 학생 한 명이 대표로 책을 사서 복사한 후 수강생 전체가 공유했…
해외 문화계에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열풍이 거세다. 기존 창작물의 경우 작품 서두에 독자나 시청자가 볼 수 있도록 일종의 경고문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출판사 팬맥밀런은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년) 최신판 서두에 “문제적 요소…
최근 74세로 별세한 ‘한국 바이올린의 대모’ 김남윤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2014년 11월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정년 기념 음악회’의 앙코르곡 연주 순간이다. 그는 이날 김대진 한예종 총장의…
유권자의 표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국정과제는 가급적 정권 초기에 단행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현 정부도 인수위 시절부터 연금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재정준칙 마련을 약속하는가 하면, 전기료 원가주의를 강조하며 요금 정상화의 군불을 땠다. 집권을 앞두고 국…
“입 냄새는 상쾌하게, 치아는 튼튼하게 해줘요.” “치은염을 예방하고 플라크를 제거해줘요.” 실험 대상자들에게 각각 개 또는 고양이와 교감한 경험을 쓰라고 한 뒤 위와 같이 두 가지 버전의 반려동물용 치약 광고 문구를 보여줬더니 선호도가 확연히 갈렸다. 개를 떠올린 사람들은 전자처럼 …
“86들이 용퇴해야 산다”라는, 이른바 ‘86용퇴론’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터진 86그룹 맏형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체 언제 적 86이냐” “아직도 86들이 다 해먹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 86그룹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민주…
#1. 출근하려고 나서는데 셔츠에 지워지지 않은 얼룩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급하게 갈아입느라 아침 회의에 늦었다. #2. 팀원이 가져온 결과물이 영 시원치 않다. 일일이 표기해 돌려보내자니 직접 해치우는 게 빠르지 싶다. 막 붙잡았던 일을 밀어 놓고 수정 작업에 착수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처음으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자 그 후폭풍이 거세다.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의 조건을 달았음에도 당장 러시아가 눈에 불을 켜고 노골적인 경고장을 날렸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