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전남 보성군 벌교읍 S병원 영안실. 환자복을 입은 김모 씨(59)는 아내 문모 씨(53)가 흰 천에 덮여 운구되는 것을 보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 “평생 잘해 주지 못했는데…. 여보 미안허요.” 교통사고로 몸이 성치 않은 김 씨는 자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운구
“당신과 골수유전자(조직적합성항원형)가 일치하는 사람이 백혈병으로 고통 받고 있어요. 당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받으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회사원 장현진 씨(40)는 지난해 6월 미국 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수술에
“방송작가가 돼서…. 너희들한테…. 받은 사랑을…. 나눠…. 주고 싶어….” 힘겹고 어눌했지만 똑똑히 들렸다. 단어 하나를 내뱉으려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 했지만 친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라 멈출 수 없었다.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경중학교 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 시위대 300여 명이 비를 맞으며 가수 김수철 씨의 노래 ‘젊은 그대’를 불렀다. 노랫말은 “한국 교육 잠 깨어나라” “공교육이 무너지는 탁상행정 교육정책”으로 바뀌었다. 시위대는 노래를 마친 뒤 “늘어나는 사교육비,
“우리 아이만 정당하게 공부하다가 피해를 보는 거 아닙니까. 어차피 문제를 유출할 거라면 우리 아이들도 끼워주세요.”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E어학원. 아시아와 미국의 시차를 이용해서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지를 빼낸 강사의 전 소속학원으로
18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한국사무실에 뜻 깊은 성금 소식이 도착했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 아이티 강진 피해복구에 써달라며 노숙인들이 모은 성금을 다음 주에 보내온다는 것이었다. 노숙인 71명이 모은 성금은 총 3만2000원. 성금을 낸 71명은 주로 서…
기자가 들고 간 막대 온도계의 수은주는 영상 6도를 가리켰다. 14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김수복 씨(60)의 방 안이었다. 영등포역 뒤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2, 3층의 노후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른바 ‘쪽방촌’이 있다. 그중 한 벽
7일 서울 은평구 갈현1동 언덕배기 마을. 지붕들엔 하얀 눈이 아직도 그대로였고 길가에도 눈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30∼40도 되는 경사의 좁은 길에서 기자가 탄 택시는 멈춰 섰다. 택시에서 내리자 가파른 경사와 얼음이 언 길 때문에 순간 다리가 휘청거렸다. 앙상한 나
“1년 가까이 장례를 치르지 못한 유족들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늦게나마 협상이 타결돼 다행입니다. 유족들이 슬픔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1월 20일 용산 철거민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의 주인 남광우
《2009년 동아일보 창(窓)에는 따뜻한 미담부터 가슴 아픈 죽음까지 다양한 사연이 담겼다.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고 때로는 독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산가족, 탈북자 등 아픔을 지닌 사람들의 목소리와 용산 참사, 강호순 살인 피해자, 쌍용차 파업 등 시대적 사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23일 오전 5시. H개발 외식사업본부의 주모 실장(50)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대문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휴, 아직 노조 쪽에서는 안 왔구나.” 경찰서에 들어선 그는 1층을 둘러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 실장은 한 달째 근
“며칠 동안은 경황이 없어 문상(問喪)해주신 분에게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16일 경북 경주시 현곡면 남사재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로 부모를 잃은 유족들은 “삼우제와 49재가 남아 있지만 장례식을 제 날에 치른 데 대해 많은 분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나쁜 말(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위험한 기계 옆에 있는데 큰소리로 욕하면 놀라서 사고납니다. 사고 나도 한국인 사장님이 산재처리 잘 안 해 줘서 보상 받아준다고 접근하는 브로커한테 돈을 줘야 해요.” 6일 서울 중구 정동 성프란체스코 교육회
日교토 ‘고향의 집’ 재일동포 노인 100명 오순도순 타향살이 “잊고 있던 한국말과 고향 생각이 자꾸자꾸 나고, 매끼 여러 사람이 김치를 먹고 ‘아리랑’을 함께 부르는 것도 행복하고. 사는 맛이 나.” 14일 일본 교토(京都) 미나미(南) 구에 있는 ‘고향의 집’. 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