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월 헬무트 콜 당시 독일 총리 겸 집권 기독민주당 대표가 37세의 동독 여성 과학자를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앉혔다. 누가 봐도 남성 위주의 보수 가톨릭 정당인 기민당의 색채를 옅게 하려는 구색 맞추기 용도였다. 언론은 냉담했다. 새 장관의 수수한 외양, 동독 발음, “통일 …
한국 회사들이 요즘 ‘90년대생’과 공존에 골몰한다면, 영미권에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있다. 영미권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의 자식 격인 이들은 자주 ‘쪽수’가 비슷한 부모 세대와 묶여 세대갈등의 상징처럼 언급되곤 한다. ‘베이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최신호(8∼15일자)에서 민주당 1위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외아들 헌터(49)에 관한 14쪽짜리 기사를 실었다. 유력 매체가 왜 후보 본인도, 공직자도 아닌 아들에게 이 많은 분량을 할애했을까. 기사 제목대로 헌터의 사업 및 사생활 논란이 부친의 대권…
“연금만으론 불안, 아직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60세 이상 대(大)모집!” 최근 찾았던 일본 도쿄의 지하철역 곳곳에는 구인광고 잡지들이 넘쳐났다. 두툼한 책자엔 시간당 1000엔(약 1만840원) 정도의 파트타임 모집 광고가 빽빽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광고에 실린 일하는 노…
영국 맨체스터 중앙역인 피커딜리역. 맨체스터 인근에는 셰필드 버밍엄 리즈 등 산업 도시가 많아 피커딜리역을 거쳐 이동하는 사람들이 항상 많다. 피커딜리역에서 빠져나오면 소방서, 경찰서, 응급센터 등으로 사용됐던 옛 런던가소방서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 옆에서 남쪽 방향으로 런던가를 따…
2002년 ‘피아니스트’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유대계 폴란드 감독 로만 폴란스키(86). 반미 성향으로 유명한 그는 2010년 미국과 영국의 관계를 신랄하게 풍자한 ‘유령 작가(The ghost writer)’를 만들었다. 이 영화에는 여론을 거스른 이라크전 참전 후폭풍으…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곡 ‘유포리아’가 이달 초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258일 만에 6000만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스웨덴이 설립한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음원사이트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지난달 말 프리미엄 서비스 유료회원을 1억 명이나 모았다. 지난해 매출액만 60억 달러(약 …
1996년 1월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에서 교도관 한 명이 납치됐다. 바스크 독립을 외치는 무장단체 ‘바스크조국과자유(ETA)’가 호세 안토니오 오르테가 라라(당시 38세)를 그의 집 차고에서 낚아챘다. ETA는 석방을 대가로 로그로뇨 감옥의 ETA 수감자들을 바스크 교도소로 이송하라고…
지난달 19일 일본의 한 캐릭터가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배불뚝이 흑곰 스타일의 이 캐릭터는 본명 이외에도 중국인이 쉽게 부르도록 닉네임까지 만들었다고 밝혔다. 닉네임은 슝번슝(熊本熊). 그동안 쿠마멩 등 여러 현지 닉네임을 지었지만 입에 착 달라붙지 않았단다. 상표등록도…
조로아스터교 발상지로 유명한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카스피해에 면한 수도 바쿠 중심가에 거대한 백색 건물이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이라크계 영국 건축가 고(故) 자하 하디드의 헤이다르알리예프센터다. 2012년 완공된 이 건물은 형태를 정의하기도 힘든 기상천외한…
룩셈부르크 동부에 인구 4000명의 작은 마을 베츠도르프가 있다. 국가 원수 앙리 룩셈부르크 대공(64)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베츠도르프성이 있는 곳이다. 이 성에는 특이하게도 인공위성 운영회사 SES 본사가 입주해 있다. SES는 정지궤도 위성 50개, 중궤도 위성 12개…
한 달 전부터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는 ‘페인트 회사’ 관련 주식을 사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카이로 중심가 건물에 통일된 색으로 페인트칠을 하라”는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시시 대통령은 칙칙한 모래빛깔 일색인 카이로 건물들이 ‘문명화되지 않았…
방글라데시 출신 프로티크 다스는 2012년 미국 유학을 떠나 조지아공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수학했다. 지난해 학위를 마칠 즈음 미국 방산기업에 취업하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시민권자가 아니어서다. 창업도 쉽지 않았다. 창업하면 비자 기한을 더 늘릴 수 없다. 결국 같은 해 9월 캐나다 …
프랑스 국적의 이슬람 신자 메넬 이브티셈(23)의 꿈은 가수다. 지난해 초 그녀는 파리에서 열린 서바이벌 TV프로그램 ‘더 보이스(The Voice)’에 참가해 1차 오디션을 통과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브티셈은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히잡 쓴 무슬림이란 이유로 쏟아지는 …
영국령 북아일랜드 최대 도시 벨파스트의 한 주민이 최근 소송을 냈다. 내년 총선에서 벨파스트 의원 자리 1석 감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하원은 현재 선거구 조정 작업 중이다. 전체 650석 중 50석을 줄이고 선거구를 다시 획정한다. 잉글랜드에선 32석이 빠지고 스코틀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