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 선거개입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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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36명 재보선 대책모임 주도… 전담지역 나눠 적극적 지원 당부

이재오 특임장관이 20일 친이(친이명박)계 의원 모임에서 4·27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지역별로 ‘특별임무’를 제시하며 적극 지원을 독려했다. 현직 장관의 적극적 선거개입이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당내 최대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주최 만찬에 참석해 “당 주류라고 하는 의원들이 재·보선을 보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 재·보선 승리를 위해 마지막 일주일 작전회의를 짜자”며 구체적인 선거운동 지침을 내렸다. 이날 모임에는 의원 36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날 △강원도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도 면 단위 작은 도시까지 갈 것 △김해을은 현장에 찾아가 선거를 과열시키지 말고 연고자를 찾아 전화할 것 △분당을은 한나라당을 강조해야 하니 의원들이 대거 직접 가 줄 것 등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분당은 정말 상황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안상수 대표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함께 내일로’ 회원 전원을 분당에 36명, 강원에 14명, 김해에 18명씩 배치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본인의 7·28 재·보선 운동 경험을 들어가며 “한 사람이 있더라도 골목골목 찾아가는 게 주효하더라. 유세할 생각 말고 골목 구석구석에 가달라”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인 의원들 사이에선 이번 선거 이후 후폭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적잖은 경기도 지역 의원들은 “한나라당을 아껴줬던 분당마저 패배한다면 내년 4월 선거와 대선을 어떻게 치러야 하는 거냐”며 위기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모임은 13일 이 장관이 친이계 의원 30여 명과 북한산 인근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이후 1주일 만에 만난 자리였다. 북한산 모임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그래도 국회의원들인데 군기 잡듯 당일 모이라고 한 것은 심했다”고 항의했고, 이 장관은 불가피성을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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