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교관 성추행 의혹 대충 넘기려다 頂上대화 국가망신

동아일보 입력 2020-07-30 00:00수정 2020-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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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간의 통화에서 3년 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이 거론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상 간 통화에서 외교관의 성추행 문제를 놓고 대화가 오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상 간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으로서는 망신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뉴질랜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관 A 씨는 2017년 말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근무할 때 뉴질랜드 국적의 대사관 남자 직원을 3차례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피해 직원의 고소로 수사에 나선 뉴질랜드 경찰이 현장 검증과 대사관 직원 참고인 조사 등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외교부는 거부해 왔다. A 씨 역시 뉴질랜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올 2월 뉴질랜드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고 외교부 자체 조사만 받은 채 감봉 1개월의 가벼운 징계만 받았다. 현재는 동남아 지역 총영사로 근무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이 성 비위 사건에 관한 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한 게 무색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사태가 악화되고 있었음에도 외교부는 A 씨 개인의 문제라는 등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뒷짐 지고 뭉개기로만 일관하다 정상 간 대화의 안건이 되는 초유의 상황을 빚은 것이다.

성 비위뿐 아니라 잇따른 외교·의전 실수에 이르기까지 외교부는 총체적 기강 해이에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외교적 결례 사고가 잇따랐지만 사후해결책도 재발방지책도 제대로 내놓은 게 없다. 국가 망신만 연이어 자초하는 외교부의 무능에 관용 없는 대수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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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 성추행 의혹#문재인 대통령#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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