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시험 A+ 30만원”…온라인시험 앞두고 부정행위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9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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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없음. 동아일보 DB
기사와 관련없음. 동아일보 DB
“이대로 중간고사를 치르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이만 손해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예요.”

한양대에 재학하는 이모 씨(23)는 21일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시험 자체보다 딴 걱정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를 온라인 시험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다. 이 씨는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부정행위는 손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학생끼리 답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걱정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강의로 대체된 대학가에서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시험을 치르는데, 딱히 부정행위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벌써부터 문제를 지적하는 글들이 많다. 서울대 재학생 임모 씨(25)도 “컴퓨터 카메라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고려대에 다니는 김모 씨(22·여)는 “20일 경영대 전공과목 시험을 앞두고 ‘인터넷이나 책을 보지 말라’는 공지가 내려오긴 했다. 하지만 양심에 맡길 뿐 막상 몰래 상의하거나 컨닝을 해도 잡아낼 방법은 없다”고 했다.

심지어 돈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러줄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 있는 한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는 “물리화학 대리시험 봐준다. A+ 30만 원, A0 20만 원” “미적분 A+인데 대리 받는다. A0 이상 무조건 보장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이 대학 재학생인 박모 씨(26)는 “감독 환경이 허술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작정하고 달려들면 대리시험도 없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아직 대학들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 컴퓨터 카메라를 통해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모습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을 치르는 동안 학생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면 어느 정도 시험 감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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