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버스·택시 타고 자택 갔다가…4번째 확진자 동선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8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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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인 한국인 남성(55)의 이동경로가 확인됐다. 4번 환자는 20일 오후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출발한 대한항공 직항편(KE882)을 타고 한국으로 향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건 오후 4시 25분. 4번 환자는 공항버스(8834번)를 타고 경기 평택시 송탄터미널로 이동했다. 그 후 택시를 이용해 평택시 자택으로 갔다. 4번 환자가 고열과 근육통을 호소한 끝에 의료기관에 격리된 것은 그로부터 6일이 지난 26일이었다.

● 공항도, 병원도 확인 못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번 환자는 입국 때 제출하는 건강상태 질문서에 “증상이 없다”고 표시했다. 발열도 없었다. 당연히 검역과정에 설치된 발열감시 열화상 카메라에도 잡히지 않았다. 입국 다음 날인 21일 그는 콧물과 감기“살 기운을 느껴 평택의 한 의료기관(365연합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다른 일반 환자가 함께 접수한 뒤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의사는 의료기관 전산시스템(DUR)을 통해 우한 방문력을 확인했다. 그래서 4번 환자에게 ”우한시를 다녀온 것이 맞느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중국에 다녀왔다“고 얼버무리는 등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증상도 약한 편이라 의사는 우한 폐렴을 의심하지 않고 단순 감기로 진단을 내렸다. 4번 환자는 자가용을 이용해 귀가했다.

그나마 22~24일 4번 환자는 계속 자택에서 머물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본인 진술을 비롯해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위치 변동 여부 등 객관적 자료를 가지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4번 환자는 고열과 근육통이 심해져 다시 자가용을 타고 같은 병원을 찾았다. 그 때서야 우한 방문 사실을 밝혔다. 의료진은 송탄보건소에 신고했다. 이 때부터 지방자치단지자체의 능동감시가 시작됐다.

하지만 다음 날인 26일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4번 환자는 송탄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진단을 받은 뒤 구급차를 이용해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 중이다.

● 3023명 전수조사 ‘초강수’

4번 환자가 타고 온 항공기 동승자와 공항 직원, 버스와 택시 운전사, 의료기관 방문자 등 격리 때까지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172명. 이 중 밀접접촉자는 95명이다. 정 본부장은 ”가족 중 1명이 유증상자로 확인돼 격리조치 후 검사했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평택365연합의원 첫 진료 때 의심환자 신고가 없던 것에 대해 질본 관계자는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의미를 확인했었어야 하는데 증상이 경미해 의심환자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한 폐렴에 대한 의료기관의 인식 개선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10시 기준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유증상자 누적 인원은 총 116명. 이 중 4명이 확진환자다. 97명은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모두 격리해제 됐다. 나머지 15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4번 환자 이후 추가 확진자는 없다.

1번 환자인 중국인 여성(35)의 경우 현재 폐렴 소견이 있지만 본인은 ”증상이 느껴지지 않고 건강하다“고 의료진에 진술하고 있다. 2번 환자인 한국인 남성(55)도 똑같이 폐렴 소견이 있으나 안정적이며 3번 환자(한국인 남성·54)도 기침, 가래 증상이 없이 건강한 상태다. 문제는 우한 폐렴의 잠복기가 14일 정도라는 것. 정부는 13일 이후 우한공항에서의 입국한 내외국인 3023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지자체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과 함께 전화로 일괄 조사,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외국인은 출국 여부를 우선 확인 후 국내 체류자의 경우 연락처가 없는 경우가 많아 경찰청 등과 협조해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사지원기자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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