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쓰미 구미코 “남 탓은 어리석은 일…내가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5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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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족관계 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인 쓰쓰미 구미코 씨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나 자신에게서 비롯한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효과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며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일본에서 가족관계 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인 쓰쓰미 구미코 씨는 직장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나 자신에게서 비롯한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효과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며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책임지려는 태도가 자유와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일본의 저명한 가족관계 심리상담가 쓰쓰미 구미코(堤久美子·55) 씨는 “주변에서 생기는 일들의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자신의 철학을 담은 책 ‘책임은 어떻게 삶을 성장시키는가’(원제: サルトルの敎え·더블북 출판사)의 국내 출간을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를 1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외국계 증권회사에서 근무하며 15년간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했고 2005년 심리상담 전문업체 ‘아이 플러스’를 설립한 뒤 2015년 사단법인 아이아이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상담과 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책에는 그의 철학과 함께 주요 상담사례 등이 담겼다.

그의 철학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근간으로 한다. 그는 이에 대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실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게 만드는 점에 끌렸다”고 설명했다. 또 “직장이나 주변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의 대부분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자세히 관찰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비롯한다.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스스로 한 일에 책임을 지고, 자신에게 만족하는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이를 위해선 “자신을 관찰하고, 스스로 반성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효과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책에서 ‘과거는 지워도 좋다. 지금 이 순간만을 집중하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한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현재를 사는 존재이다”며 “과거는 지나간 것이기에 잊고, 인생을 지금 어떻게 자기답게 살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위해선 내 삶의 목적과 역할, 사명감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탄생(birth)과 죽음(death) 그 중간에 스스로의 선택(choice)을 통해 개개인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쓰쓰미 씨는 ‘한국 문화의 열성 팬’이다. 특히 2005년 드라마 ‘대장금’에 매료된 뒤 요즘도 한국 영화, 드라마를 즐겨본다. 그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한국인은 늘 적극적이다. 미래를 위한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지난번 방문 때에는 제주도에서 하프 마라톤에 참가했고, 이번에는 서울 도심을 구경하고 짜장면 등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봤다. 특히 대형서점들의 깔끔함에 놀랐다”며 한국 문화 체험의 즐거움을 얘기했다.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한일 지도자가) 자신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잘못만 지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만 옳다’고 고집하면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양국이) 미래를 위해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책이 출간하게 돼 기쁘다는 쓰쓰미 씨에게 한국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청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면 나도 상처받고, 남을 안 좋게 보면 나도 안 좋아진다”며 “결국 상대에게서 자신을 보게 되는 셈이며, 내가 바뀌어야 세상도 바뀐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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