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 탄 김정은 ‘백두산 압박’에 美 ‘체제보장 논의’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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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7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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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는 사진이 공개돼 중대 결정 발표의 전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측에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체제 보장에 대한 진전된 논의 의향을 담은 발언이 나왔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안보 이해를 고려할 것이며, 이에 대한 미국의 보장과 북핵 프로그램을 맞바꾸도록 설득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을 테이블로 오게 해 미국이 그들의 안보 이해를 참작한다는 것을 확신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과정은 60년 이상 된 일이기 때문에 바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과거보다 확실히 더 나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난항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미 실무협상이 다시 굴러가게 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거론돼온 2주 내 재협상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해온 “밝은 미래”의 보다 실질적 방안이 담긴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북한이 제도의 안전 보장(체제보장) 차원에서 요구하는 상응조치로는 국교정상화, 불가침조약 등 군사적 적대관계 청산,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진배치 중단 등이 거론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혁명의 성지’로 여겨지는 백두산을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2019.10.16(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혁명의 성지’로 여겨지는 백두산을 찾았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2019.10.16(노동신문)© 뉴스1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실무협상이 결렬로 끝난 직후 북한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라며 비핵화가 체제보장보다 먼저 이행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날 스틸웰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관련 안보리 결의는 완전히 그대로 유효하다”고 말해 비핵화 이전에 북한이 요구하는 “발전의 모든 장애물들” 제거에는 부정적인 입장임을 시사했다.

앞서 전일(16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전했다. 또 “동행한 일군들 모두”가 “또다시 세상이 놀라고 우리 혁명이 한걸음 전진될 웅대한 작전이 펼쳐질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백두산 입구에 있는 삼지연군도 찾았다. 그는 이곳의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 등 미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했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선 스톡홀름 협상 결렬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길’ 혹은 무력시위 등을 암시하며 대미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내부적으로 경제 성과를 챙기려는 행보라는 관측이 맞선다. 일각에선 우상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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