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웅동학원 사회환원” 밝혔지만… 100억대 빚 빼면 ‘속 빈 강정’
더보기

“웅동학원 사회환원” 밝혔지만… 100억대 빚 빼면 ‘속 빈 강정’

김수연 기자 입력 2019-08-24 03:00수정 2019-08-24 15:26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조국 파문 확산]운영 포기 선언에도 의혹은 여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전경. 창원=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사학법인인 웅동학원 운영에서 모든 가족이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지만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어머니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후보자 일가의 ‘사회 환원’ 발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웅동학원 자산은 약 134억 원이다. 그러나 채무가 적어도 100억 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면 사실상 ‘속 빈 강정’이라는 것. 또 사학재단을 국가에 넘기려면 기존 채무를 모두 갚거나 변제를 약속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 환원’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게다가 조 후보자 측과 웅동학원은 관할 교육청과 야당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사회 회의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2년간 개최된 이사회 27건 중 18건의 회의록이다. 조 후보자가 이사로 재직(1999∼2009년)하던 때와 겹치는 시기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만약 조 후보자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회피한 것이고, 참여했다면 묵인한 셈”이라며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이사회 회의록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석연찮은 ‘무변론’ 소송



조 후보자의 부친(2013년 사망)은 1985년 웅동학원을 인수했다. 이어 1996년 새로운 터로 학교를 옮겨 공사를 시작했다. 자신이 대표로 있던 고려종합건설, 그리고 조 후보자의 동생이 대표이사였던 고려시티개발과 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16억 원이었다. 그러나 1997년 고려종합건설은 부도났고, 고려시티개발은 은행 빚 9억5000만 원을 갚지 못하게 됐다. 결국 기술보증기금이 이를 대납했다.

관련기사

동생은 회사를 청산하고 2006년 페이퍼컴퍼니 ‘코바씨앤디’를 설립했다. 그사이 미지급 공사대금 16억 원에 연 24%의 지연이자율이 적용되면서 채권이 52억 원으로 불었다. 동생은 코바씨앤디와 아내에게 각각 42억 원과 10억 원의 채권을 넘겼다. 코바씨앤디는 웅동학원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2007년 승소했다. 웅동학원은 엄청난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소송 과정에서 일절 변론을 하지 않았다. 당시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 이사였다.

조 후보의 전 제수(2009년 이혼)도 2017년 같은 내용의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 이때도 웅동학원 측은 무변론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를 비롯한 웅동학원 이사진의 배임 혐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공사비로 받은 대출금 행방 묘연


웅동학원은 1995년 옛 부지를 담보로, 1998년 새 부지를 담보로 동남은행에서 각각 30억 원과 5억원을 빌렸다. 하지만 정작 공사대금 16억 원은 업체에 지불하지 않았다. 대출원금 중 옛 부지를 경매에 부쳐 확보한 20억 원만 갚았을 뿐이다.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조 후보자는 잇달아 부동산을 매입했다. 1997년 3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친 조 후보자는 1998년부터 이듬해까지 서울 송파구와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를 한 채씩 마련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대출금 중 일부가 조 후보자의 아파트 취득 자금 혹은 유학비 등에 사용된 게 아닌지 후보자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학교 재산 가압류 앞두고도 무대응

조 후보자 동생은 2008년 A 씨 등으로부터 사채 14억 원을 빌렸다. 하지만 돈을 갚지 못해 원리금이 현재 55억 원으로 불어났다. A 씨 등 채권자들은 2010년과 2018년 웅동학원 소유 부지를 가압류했다. 조 후보자 동생이 웅동학원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 중 일부를 담보로 설정했는데 채권자들이 이를 집행한 것이다. 웅동학원이 직접 재산을 담보로 연대보증을 섰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조 후보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문제는 웅동학원 측의 대응 방식이다. 동생이 사채를 빌릴 때 조 후보자가 재단이사였고 가압류가 이뤄질 때는 조 후보자 부인이 재단이사였지만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 사학비리 사건을 수차례 맡은 박훈 변호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학교 부지 매각대금이 얼마이고 어디에 썼는지 궁금하다”며 “사학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돈 빼먹기 수법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조국#법무부 장관#웅동학원#사회환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