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국체전 北 참가 무산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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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시장 의욕적 추진 사업, 개막 100일 남았지만 진척 없어
성화봉송, 체전 100회 의미 살려 독도-판문점-마라도 등 전국 순회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전에 북한의 참가는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기대했던 평양시와의 공동 개최나 북한 선수단의 체전 참가뿐만 아니라 시범경기나 예술 공연도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10월 4일인 전국체전 개막을 100일 앞둔 26일 서울시는 북한이 체전에 참여하는 방안 중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황방열 서울시 남북협력추진단장은 “북한과 대회를 공동 개최하거나 북한이 대규모 선수단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면서 “단발성 이벤트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시에 따르면 남북 축구, 태권도 시범경기, 예술단 공연처럼 북한이 과거 한국과 함께했거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중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만한 것은 없는 형편이다.

북한의 전국체전 참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3선에 도전할 때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박 시장은 당시 100회를 맞는 전국체전의 서울과 평양 공동 개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째 시장 임기를 시작한 뒤에도 전국체전을 공동 개최하고 경평축구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8월에는 남북협력추진단을 신설해 체육 문화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서울시가 북한과의 협력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서울시는 다양한 경로로 북한에 체전 참여를 타진해 왔다. 그러나 남북 교류를 정부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움직일 만한 서울시의 지렛대가 많을 수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17개 시도가 경합하는 대회인 전국체전의 성격상 북한이 참가할 명분이 약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시도가 각자 선수단을 꾸려 참가하지 않는 이상 한국 광역단체 중 하나로 참가하는 걸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북한에는 전국체전과 유사하게 시도 단위로 경기를 벌이는 공화국선수권대회가 있다.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광주시도 북한 선수단 참가를 추진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이벤트를 열 때마다 북한에 참여를 요청하는 모양새가 진정한 남북 화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6일 100회 전국체전의 의미를 살려 전국을 돌며 성화 봉송을 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전국체전 성화는 대회 개최 시도에서만 봉송했다. 올해는 독도 판문점 마라도처럼 전국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전국체전 개·폐회식에는 한류스타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 명예관광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이 공연에 나선다면 대회 주목도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용태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방탄소년단의 일정이 워낙 많아 공연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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