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윤석열…‘조국·패트·나경원’ 의혹 수사에 명운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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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News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전격 사퇴하며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장관이 물러나며 검찰은 현직 법무부 수장과 그 가족을 수사하는데 따른 부담은 다소 덜게 됐다.

반면 이른바 ‘적폐수사’로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윤 총장은 지금은 무리한 수사로 조 전 장관을 낙마시켰다는 이유로 비난 대상이 돼 ‘정치적 부담’이 커진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지난 14일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 “결정과정에 검찰이 참여해, 개혁의 대상에 머물지 않고 주체가 된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윤 총장의 개혁의지는 일단 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조 전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사퇴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 전 장관 일가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윤 총장이 져야 할 부담도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일부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3위에 오르는 등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에 밀려 사퇴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수사 성과가 미진할 경우 윤 총장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안팎에선 이와 관련해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게 검찰총장 거취의 변수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의 동반사퇴론이 제기되는 것에 “윤 총장이 왜 사퇴를 해야 하느냐. 수사는 수사고, 검찰개혁은 검찰개혁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조 전 장관 취임 당시 문 대통령이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라”고 주문했듯, 수사를 한 게 퇴진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는 취지다. 검찰청법 12조3항은 검찰총장 임기를 2년으로 해 그 신분을 보장한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증명하기 위해 앞으로 이른바 ‘패스트트랙 수사’에 칼을 빼들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4월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국회의원 110명이 피고발인으로 입건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6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말부터 수차례 소환을 통보했으나 한국당은 계속해서 불응하고 있다.

황 대표가 지난 1일 자진출석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돌아왔고, 당을 대표해 출석하겠다던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 자진출석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한 차례 더 소환장을 발부한 뒤에도 한국당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소환조사 없이 증거와 참고인 진술 등만 갖고 기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불가능하진 않다. 최근 검찰은 조 전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소환조사 없이 사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 자녀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또 다른 시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민생경제연구소, 국제법률전문가협회, 시민연대함께는 지난달 16일 나 원내대표의 자녀의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을 한 상태다. 검찰은 이튿날 형사1부에 배당하고 자료검토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이날까지 고발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고발 단체 관계자는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고발은 고발인 조사까지 마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나 원내대표에 대한 고발은 한달이 다 지나도록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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