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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주둔, 미국인들 납득시켜야” 방위비 증액 몰아치는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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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주둔, 미국인들 납득시켜야” 방위비 증액 몰아치는 美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19-11-13 03:00수정 2019-11-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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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방한 美합참의장 고강도 압박
밀리 美합참의장, 日 들른 뒤 한국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밀리 의장은 “미국인들은 일본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보며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하고, 얼마가 들어가며, 왜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 묻고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쿄=AP 뉴시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11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그동안 미 행정부 인사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압박으로 한미 외교가는 평가하고 있다. 올해보다 5배가량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난색을 표하는 한국에 미군 현역 최고위 인사가 한미동맹의 상징인 주한미군 카드를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 밀리 의장은 주한 미 2사단 대대장으로 복무한 적이 있어 주한미군 메커니즘을 잘 안다는 평을 받는다. 미 합참의장은 ‘Chairman of the Joint Chiefs of Staff’, 일명 CJCS로 불리며 대통령에게 수시로 군사 정책을 조언하고 전 세계에 파견되어 있는 미군을 지휘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밀리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통의 미국인(Average American)들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 ‘왜 미군들이 거기(한일)에 필요하고, 얼마가 들어가며, 왜 매우 돈 많은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fundamental question)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 최고 지휘관이 군사전략적 관점이 아닌 평범한 미국인의 시각에서 주한미군의 비용과 효용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분담금 증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충동적 요구’가 아니라 미국 사람들의 평균적 요구임을 강조한 새로운 압박법으로 해석된다. 밀리 의장이 이날 “우리는 미군이 어떻게 동북아의 힘을 안정화시키고 무력충돌을 방지하는지를 적절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한 것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만이 미국민에게 왜 한국에 대규모 주한미군을 주둔시켜야 하는지를 납득시킬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외교가와 군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거쳐 13일 방한하는 밀리 의장에게 모종의 지침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반대에도 밀리를 합참의장에 지명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밀리 의장 취임식에서 “내 친구, 조언자다. 이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다”며 신임을 표시한 바 있다. 14일 방한하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같은 취지의 제안을 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 실제로 미국은 진행 중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순환배치 및 역외 훈련 비용, 미사일 방어 등 군사적 지원을 합쳐 총 48억 달러 수준의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 의장의 발언이 압박 차원을 넘어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작지 않다. SMA 협상이 결렬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거론한 주한미군 감축, 철수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경고라는 것. 미 2사단 예하 전투여단(5000∼6000명)의 한반도 순환배치(6∼9개월)를 잠정 중단시키는 방안이 가장 우선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은 현재 2만8500명에서 2만3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군 관계자는 “밀리 의장의 발언은 그런 사태가 오지 않도록 한국이 동맹 파트너로 적극 협조해 달라는 뜻인 동시에 미국의 동맹 청구서가 한국이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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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밀리 의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서도 “지소미아는 역내 한미일 안보 공조의 핵심이고,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분리하는 것은 명백히 중국과 북한에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지소미아가 ‘한미일 대 북-중’ 대결 구도의 최전선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한미일은 함께할 때 더 강력하며 3개국을 모두 긴밀하게 연관시키는 것이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지만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 대 일본과 미국’으로 현재 구도를 언급했다. 지소미아가 23일 0시에 종료되면 일본보다 한국 책임이 더 크고, 이 문제에 대해 미일 양국이 같은 편에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 셈이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지소미아와 한미동맹은 전혀 별개라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 등 우리 정부 입장과 달리 밀리 의장은 이 문제가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공조의 핵심 현안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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