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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위안부 사죄” 부친과 달리 고노 외무상은 역사수정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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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전 “위안부 사죄” 부친과 달리 고노 외무상은 역사수정 행보

뉴스1입력 2019-07-19 17:12수정 2019-07-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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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뉴스1 © News1
“긴 시간,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위안소가 설치돼 수많은 위안부가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소는 당시 군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설영(設營)됐으며 위안소의 설치와 관리, 위안부 이송(移送)에 대해서는 구일본군이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여했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은 관방장관(정부 대변인)이던 1993년 8월 4일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담화를 발표했다. 1991년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과 이후 국제사회 압박에 못 이겨 일본 정부는 2년간의 조사 끝에 담화문을 발표하게 됐다.

“일본 정부는 이른바 위안부로서 태평양전쟁으로 인해 일본군의 악랄하고 잔혹한 만행으로 성폭행당하고 고통을 경험당해 심신에 걸쳐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

일본은 내부 반발을 우려해 총리를 대신해 관방장관이 담화를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노 전 의장은 현역 정치에 몸담고 있을 때에도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중시했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퇴행적 역사 수정 행보를 보일 때마다 쓴 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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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전 의장은 지난해 6월 한 강연에서 일본의 대북 정책을 언급하며 “일본이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은 한반도의 식민지화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사죄를 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3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선 “1995년 전후 50년까지는 전쟁에 대한 강한 반성이 있었다”며 아베 정권의 개헌 추진과 방위예산 증가에 우려를 나타냈다.

26년이 지난, 2019년 7월 19일 고노 전 의장의 장남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또 다른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한국 측에 의해 야기된 엄중한 한일관계 현황을 감안해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현재의 냉각된 한일 관계를 한국 탓으로 돌렸다.

또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자리에선 일본이 일방적, 자의적으로 정한 중개 절차에 한국이 기한(18일)까지 응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과 같다”며 역사에 대한 몰이해적 태도를 보였다.

일본이 불행한 역사의 가해자가 자국이란 사실을 망각한 채 진정한 사과나 반성은 하지 않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국’ 대 ‘국제법을 준수하는 일본’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하려 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은 일본의 이 같은 태도 때문이다.

특히 고노 외무상은 남 대사의 말을 중간에 끊고 “지극히 무례하다”고 면박을 하는 ‘외교 결례’도 보였다. ‘한국 때리기’를 통한 극우층 결집으로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승리뿐 아니라 ‘전쟁가능 국가’로 향하는 개헌의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고노 외무상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지는 이미 오래다. 중국 왕이 외교 부장은 2017년 8월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안보포럼(ARF)에서 고노 외무상에게 “당신의 부친은 정직한 정치가로, 위안부 담화에서도 일본의 성의를 대표했다”며 “당신이 외상이 됐다는 걸 알고 많은 기대를 했지만 오늘 발언을 듣고 솔직히 실망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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