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사신 담긴 아프로시압 벽화, 합성수지로 덧칠”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0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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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사신의 모습을 통해 한민족의 실크로드 교류 역사를 증명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벽화가 우리나라 기술을 통해 분석·보존이 이뤄진다. 벽화가 현대에 들어와 합성수지 재료를 이용해 보존관리가 이뤄진 점도 이번에 파악됐다.

문화재청은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은 우즈벡의 대표적인 역사 문화유적지인 사마르칸트 지역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와 티베트, 당나라 등 외국사절단의 모습이 그려진 궁전벽화가 소장돼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때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당시 우즈벡 문화부 및 과학아카데미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당 궁전벽화 보존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국내로 들여온 벽화 파편들에 대해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회절분석, 열분석 등을 실시해 벽화의 제작기법과 청색·적색·흑색 등 채색 안료의 성분 및 광물 조성,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 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 벽화 시료의 모든 바탕에 석고가 사용됐고 청색 안료의 경우 청금석, 적색 안료는 주토가 사용된 점이 밝혀졌다. 또 흑색은 대부분 먹을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과 다르다는 점과 함께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해 채색됐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앞으로 중앙아시아와 한반도 간 벽화 제작기술과 안료의 유통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또 열분석을 통해 벽화 표면의 물질이 아크릴 계열의 수지인 것으로 밝혀져 현대에 들어 벽화의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해 보존관리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 등 3개 언어로 정리한 책자로 제작해 심화연구 및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그 너머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이번에 도출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처리 설명서 제작과 국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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