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 代이어 나눔 실천… 꿈나무들의 ‘희망’을 싹틔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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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꿈나무재단 35주년]
35년간 모인 기탁금 168억원
지난해 장학금 2억3600만원 전달
31년 기탁자 아들도 17년째 나눔

1985년 6월 동아꿈나무재단 현판식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웃고 있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1985년 6월 동아꿈나무재단 현판식에 참석한 어린이들이 웃고 있다. 동아꿈나무재단 제공
국내 대표적 어린이재단인 동아꿈나무재단이 올해 설립 35주년을 맞는다. 동아꿈나무재단에 따르면 1985년 6월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327명이 재단에 성금을 기탁했다. 평생 힘들게 일군 전 재산을 쾌척한 자산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수백 차례 기금을 전달한 독지가도 있었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기탁금을 전달한 주부도 기탁자 명단에 있다.

그렇게 모인 기탁금은 35년간 168억8455만 원에 달한다. 동아꿈나무재단은 2019년 한 해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2억3630만 원을 전달했다. 또 교육기관 지원, 청소년 선도, 학술연구 지원 등에도 3억7263만 원을 사용했다. 동아꿈나무재단은 1971년 3월 제주 서귀포에서 감귤농장을 경영하던 오달곤 씨(1985년 작고)가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2020년)이 되면 가난한 영재들의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당시 100만 원을 김상만 동아일보 사장(1994년 작고)에게 희사하면서 처음 뿌리를 내렸다. 이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태 때 모인 국민성금, 동아일보 출연금 등을 보태 3억 원의 기금으로 1985년 정식 출범했다.

지난 35년 동안 가장 여러 차례 기탁한 독지가는 김윤철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 이사장(80)이다. 김 이사장은 경북 달성에서 17세에 상경해 재산을 모았다. 그는 50세 이후 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기로 결심하고, 1990년부터 31년 동안 동아꿈나무재단에 255차례에 걸쳐 5억4482만 원을 보내 왔다. 김 이사장의 아들인 김대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17년째 87차례에 걸쳐 8920만 원을 기탁해 오고 있다.

기탁자 정현철 씨(68)는 2000년 4월부터 매달 5만 원을 재단에 보내고 있다.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다. 동아꿈나무재단 측은 “본인의 구체적인 신상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고만 하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는 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노성 씨가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아들의 사망보상금 중 1000만 원을 재단에 기탁하기도 했다. 김태곤 동아꿈나무재단 상임이사는 “동아꿈나무재단에는 부모와 자녀, 부부가 함께 기탁금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독지가 한 명 한 명의 따뜻한 정성이 소외받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동아꿈나무재단#3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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