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호령 “야구판 호령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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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부족해 주로 백업선수 활약
작년 전역후 잇단 부상딛고 새출발… 청백전 4할타로 새 감독에 눈도장

“야구하고 싶어 죽을 뻔했어요. 지금도 행복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제한적인 환경 속에서 훈련과 청백전을 진행하고 있다. 답답할 만도 하지만 KIA 김호령(28·사진)은 그나마 야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경찰청에서 전역한 그는 허리, 손가락 부상 등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진 채 전남 함평 2군 구장에서 지루한 재활을 이어갔다. 지난달 17일 본진이 귀국한 뒤 국내 팀 훈련에 합류해서야 새로 부임한 맷 윌리엄스 감독도 볼 수 있었다.

시작은 늦었지만 페이스는 빨랐다. 공격과 수비에서 연일 강렬한 모습을 선보이며 ‘주전 중견수’를 놓고 고심 중인 윌리엄스 감독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청백전에서 홈런과 2루타로 장타력을 뽐낸 김호령은 23일에는 멋진 다이빙 캐치로 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2일에는 타석에서 다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의 청백전 5경기 타율은 0.444(9타수 4안타)에 달한다.

201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꼴찌’인 102번째로 KIA에 지명된 김호령은 수비 실력 하나로 김기태 당시 KIA 감독의 눈에 들어 데뷔 시즌(2015년)에 1군을 경험했다. 이듬해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빠른 발과 수비 능력에 비해 방망이 실력(2016년 타율 0.267)이 아쉬웠다. 2017년 백업으로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시험대에 섰다.

‘2015 KBO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2순위’ 김호령은 현재 ‘2016년 1라운드 전체 3순위’ 최원준(23)과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김호령은 “곧 서른이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긴장된다. 다시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면 자신 있는 수비는 물론이고 ‘방망이가 아쉽다’란 소리도 듣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큰 소리로 꾸짖는다는 의미의 ‘호령(號令)’과 발음이 같아 이름을 잊기 쉽지 않은 그는 실력으로 야구판을 호령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첫걸음은 ‘부상 없는 시즌’이란다. 김호령은 “부상으로 여러 번 좌절을 경험했다. 부상 없이 잘하는 모습으로 팬들 앞에 붙박이 중견수로 각인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kia#김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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