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무면허 사망사고 10대 엄벌’ 청원 20만 돌파 …‘근황 글’도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4월 2일 10시 59분


코멘트
13세 소년이 훔친차를 몰고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교통사고를 내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 동승했던 10대 일행들이 귀가 조치 됐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검토를 거쳐 2일 정식 등록된 ‘렌터카 훔쳐 사망사고를 낸 10대 엄중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단박에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돌파했다. 오전 11시 10분 현재 23만3406명이 참여했다.

청원자는 “운전자는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사처분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다고 한다”며 “사람을 죽인 끔찍한 청소년들의 범죄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가해자 청소년들을 꼭 엄중히 처벌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무면허 사고 중딩들 근황’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게시물에는 SNS 계정, 사진, 전화번호, 실명 등이 포함돼 있다.

공유된 사진에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년 여러 명이 그랜저 승용차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찍은 모습, 경찰서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담배를 물고 찍은 모습 등이 담겨있다. 이 사진에는 ‘OO경찰서 제낄 준비’라는 제목이 달려있다.

또 “분노의 질주 200 찍었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죽였냐?”, “소년원 들어가니 편지 많이 해달라”등의 대화가 담긴 메신져 대화나 SNS 글도 공유되고 있다. 게시물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내용 등의 단서를 토대로 게시물을 공유하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고로 사망한 대학생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인물의 글도 공유되고 있다. 글쓴이는 “새벽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남자친구가 별이 됐다”며 “대학교 간다고 설레던 모습이 엊그젠데 너무 억울하게 사고를 당했다. 사고 가해자들 05, 06년생 8명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운전자 한 명만 제외하고 7명 모두 귀가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사고는 29일 오전 0시 30분 대전 동구에서 일어났다. 운전자 A 군(13) 등 일행 8명은 28일 서울에 주차돼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무면허로 몰고 갔다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다. 이들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1차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후 중앙선을 넘어 도주하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B 씨(18)가 몰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가해 일행 6명은 현장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2명은 달아났다가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A 군을 촉법소년 보호기관에 넘기고 나머지는 일단 귀가 조치했다.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에 한해 사회 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