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온종일 불안… “시간 정해두고 뉴스 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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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극복법

장기간 외부와 단절돼 실내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우울해지기 쉽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맞물려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장기간 외부와 단절돼 실내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우울해지기 쉽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맞물려 불안과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스트레스로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이런 우울감을 빗대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를 쓰기도 한다. 홍나래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기획이사)와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부터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요령을 들어봤다.》

○ 코로나 블루 실제 증상은

코로나 블루는 의학적 진단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감염병 유행에 대한 불안이나 우울감 호소라고 볼 수 있다. 이때 신체적인 증상도 동반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나는 신체 증상이다. 불면증이나 식욕 감퇴, 소화 불량, 두통, 어지럼증, 답답함 등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건 이 시기의 불안을 항상 문제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불안이란 위험 상황에서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해 보내는 일종의 경고등이다. 내 몸을 안전하게 만들려는 수단인 것. 감염병 상황에서 불안을 통해 개인위생을 지키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에 참여하는 식이다.

코로나19를 반복해서 생각하면 작은 신체적 반응도 예민하게 받아들여 혹시 감염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홍 교수는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다양한 신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마음을 차분히 하면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병에 대한 두려움 외에 격리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늘 지속하던 일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혐오는 감정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이웃뿐만 아니라 내 가족이나 본인도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동료라는 생각으로 격려와 응원을 보내야 한다”며 “서로에 대한 혐오는 쓸데없는 불안과 감정적 낭비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 야외활동 등 규칙적인 생활 중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일상 유지가 중요하다. 현 상황에서 가능한 일상을 유지하고 균형 잡힌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자가 격리 혹은 재택근무 중에도 되도록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기사 검색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신체 활동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걸 권장한다. 불안을 해소하려면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좋다. 좁은 실내공간에서 하는 운동보다 넓은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을 하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요즘 미세먼지나 황사도 적으니 따뜻한 햇볕을 쬐면 신체 건강에도 좋다. 하루 30분 야외 활동을 통해 햇볕을 쬐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할 수 있다. 야외에서 운동하기 힘들면 실내에서라도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걸 추천한다. 통화나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를 지속하는 것도 고립감이나 답답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강조하듯 ‘물리적 거리 두기’가 더 정확한 표현이며 사회적으로 고립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직접 대면하지 못할수록 전화나 화상통화 등을 통해 사회적 소통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도 주의해야 한다. 급박한 재난상황에선 가짜뉴스에 휘둘리기 쉽다. 앞이 잘 보이는 낮에 운전하는 것보다 어둡거나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 불안이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이럴 때는 작은 자극에도 위험을 더 크게 느끼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믿지 않을 가짜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아니더라도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19 뉴스가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관련 뉴스를 보며 정보를 접할 것을 권한다. 석 교수는 “지속적으로 충격적인 소식이나 장면을 보는 것은 심리적인 충격을 키우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코로나19#코로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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