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항모 함장의 SOS “선원들 하선시켜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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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명 탄 루스벨트함, 확진 100명
해군제독 “필수 인력만 남기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항공모함 함장의 ‘SOS’에 미 해군이 즉각 의료진을 급파하고 선원들의 하선을 돕기로 했다.

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4000여 명이 탑승한 미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함 브렛 크로저 함장은 지난달 30일 미 해군 고위 관리들에게 보낸 4쪽짜리 서한에서 “우리는 전시 상황이 아니다. 선원들은 죽을 필요가 없다. 지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가장 중요한 자산인 우리 선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썼다. 이어 그는 “질병의 확산이 진행 중이며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선원 대부분을 하선시켜 2주간 격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루스벨트함에서는 지난달 24일 3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을 최초 보도한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1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괌에 정박 중인 루스벨트함에는 선원 대부분이 승선하고 있다.

존 메노니 해군 제독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운항에 필요한 필수 인력만 남겨 두고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을 하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틀 안에 의료진 40여 명도 급파하기로 했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괌의 빈 호텔로 이동해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항공모함#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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