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희 “프랑스 데뷔시즌, 팀 상위권 바라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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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리그 중단, 귀국한 류은희

2018∼2019시즌 핸드볼리그 여자부 부산시설공단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고 프랑스리그로 진출한 류은희(파리92)는 유럽리그에서도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돼 한국에 입국한 그는 “다시 코트에 서는 그날까지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파리92 인스타그램
2018∼2019시즌 핸드볼리그 여자부 부산시설공단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고 프랑스리그로 진출한 류은희(파리92)는 유럽리그에서도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돼 한국에 입국한 그는 “다시 코트에 서는 그날까지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파리92 인스타그램
“한창 코트에서 뛸 때인데,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네요.”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 류은희(30·파리92)는 요즘 인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2018∼2019시즌 부산시설공단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끈 뒤 프랑스로 진출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첫 시즌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19일 귀국했다. 류은희는 “재개 여부는 불확실하다. 집에서 밴드 등을 활용해 훈련을 하는데 제한적이다. 자가 격리 2주라도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은희의 유럽리그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주 포지션인 라이트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71골(14위)을 터뜨렸다. 그의 활약 속에 팀은 12개 팀 가운데 5위(11승 1무 7패)에 올라 있다. 3위와 불과 승점 1점 차라 상위권이라 할 만하다. 팀이 프랑스컵 4강에도 올라 있어 컵대회 타이틀도 노릴 수 있었다. 류은희는 “경기를 할수록 출전시간도, 득점도 늘고 있었다. 팀도 한창 상승세였는데 제동이 걸렸다”며 아쉬워했다.

지난달 3경기에서 18골을 넣으며 맹활약한 류은희는 ‘2월의 선수’로도 뽑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한국의 승리(29-27)를 이끈 게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현지의 많은 분들이 대표팀 경기를 시청하며 내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후 응원해 주는 팬들도 많아졌고 동료들의 대우도 달라졌다. 이달의 선수도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주로 자신의 성인 ‘류(RYU)’로 불리지만 유연성이 좋다는 이유로 ‘요가 마스터’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는 류은희는 지난달 24일 서른 번째 생일에 꼬마 팬에게 손편지와 초콜릿 선물도 받았다며 기뻐했다.

류은희가 지난달 24일 서른 번째 생일에 프랑스 꼬마 팬으로부터 받은 선물. 류은희 제공
류은희가 지난달 24일 서른 번째 생일에 프랑스 꼬마 팬으로부터 받은 선물. 류은희 제공
류은희는 한국과 프랑스 리그의 가장 큰 차이로 선수들의 힘을 꼽았다. 그는 “훈련을 할 때도 실전 같은 긴장감이 있다. ‘낙오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실력이 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류은희는 세계선수권 당시 프랑스전 12골을 비롯해 8경기에서 69골(전체 2위)을 넣었다. 한층 향상된 기량으로 한국의 결선 진출을 이끈 비결은 ‘큰물’이었다.

2011년 오성옥(당시 오스트리아 히포방크) 이후 8년 만에 유럽파 계보를 이은 류은희는 후배들에게도 ‘큰 꿈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분위기, 언어 등 모든 상황이 낯설기에 초반에 적응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독한 마음을 먹고 부딪히다 보면 맷집도 길러지고 보람도 많이 느끼게 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은 1년 연기됐고 리그 재개도 불투명하다. 리듬이 끊기다 보면 한창 물올랐던 기량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좋은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게 어렵긴 해요. 격리 기간이 끝나면 바깥공기를 마시며 러닝도 하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마음껏 먹으며 ‘좋은 리듬’을 다시 찾아야죠.”

핸드볼 얘기가 이어졌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 맥이 빠졌다는 목소리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여자핸드볼#류은희#파리92#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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