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1270호 ‘은해사 대형불화’ 그린 천은 투명한 특수비단”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6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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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1270호인 은해사의 대형불화는 얇고 투명한 재질의 특수비단에 그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용문사의 대형 불화에는 은박을 사용한 점도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 중 7건의 대형불화에 대한 조사 내용을 담은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를 통해 26일 이 같은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괘불도라고 불리는 대형불화는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靈山齋), 수륙재(水陸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다.

이번에 조사된 불화는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국보 제302호) ▲법주사 괘불탱(보물 제1259호) ▲개심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64호) ▲은해사 괘불탱(보물 제1270호) ▲예천 용문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445호) ▲안동 봉정사 영산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김천 계림사 괘불도(비지정) 등이다.

보고서에는 이들 7건의 대형불화를 정밀 실측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함께 채색 정보, 세부 도판, 관련 유물 등에 대한 원형 자료 및 보존 현황 정보 등이 담겼다.

특히 자외선-가시광선 반사 분광 분석을 이용한 염색 재료 분석, 보존 환경 개선을 위한 미생물 조사, 채색 기법 연구를 통한 제작 방법과 전통 안료(물감) 사용 방식 검증 등에 대한 분석 결과도 포함됐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은해사 괘불탱의 경우 바탕재가 18세기 괘불탱 중 유일하게 56.6∼67.2㎝ 넓이의 특수 비단인 초(?)를 이용해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초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가늘고 굵기가 비교적 일정한 실로 제직한 평직의 비단 직물로 치밀하지 않게 제직해 얇고 투명한 직물이다. 고려·조선시대에는 복식뿐 아니라 회화의 바탕재로도 사용됐다.

또 예천 용문사 영산회 괘불탱의 경우 화면 장식을 위해 은박을 사용한 점도 파악됐다. 법주사 괘불탱에 남아 있는 유소(流蘇·깃발이나 가마, 옷 등에 갖가지 실로 매듭짓고 꼬아서 다는 장식)를 통해 장식사례도 확인됐다.

대형불화는 보통 10m가 넘는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문화재이자 불교문화재의 백미로 평가되는 문화재다.

문화재청은 올해도 국보 제296호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등 7건을 대상으로 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뒤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를 기존에 발간된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와 함께 일반에 공개해 학술연구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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