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錢主 김회장, 강남 술집에 10억 맡겨놓고 접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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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일주일에 3, 4번씩 출입… 靑행정관도 들러 명함 나눠줘”
공유車업체 실소유주 역할도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모 씨(47·수배 중)가 한 공유차량 서비스업체에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다 주고 이 회사의 실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거액의 자금을 동원하는 과정에 라임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김 씨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의 반포WM센터장 장모 씨가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환매 연기된 라임의 부실 펀드를 사들여 줄 회장님’이라고 언급했던 인물이다.

김 씨는 지난해 3월부터 공유차량 서비스업체 스타모빌리티의 내부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실소유주’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회사 대표를 지낸 A 씨는 “(김 씨가) 매번 ‘돈 들어가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정말 약속한 액수의 돈이 회사로 들어왔다”며 “자금 출처는 정확히 모르지만 라임 직원들과 소통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라임은 고객 돈 1조 원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다며 환매 연기를 발표한 뒤에도 스타모빌리티에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자본금 60억 원 규모인 스타모빌리티는 작년 3월까지는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적이 없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한 달간 1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과 12월, 올해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200억 원씩, 총 60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김 씨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 금융권 관계자 등을 불러 일주일에 서너 차례씩 접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엔 김 씨와 동향인 금융권 관계자나 사업가들이 주로 참석했다고 한다. 김 씨 초대로 이 주점에 간 적이 있다는 B 씨는 “김 씨가 (유흥주점에) ‘10억 원을 선금으로 맡겨놨으니 편하게 마시라’고 나한테 자랑을 했다”며 “전 청와대 행정관 김모 씨도 퇴근 후 들러 명함을 나눠 줬다”고 했다. 전 청와대 행정관 김 씨는 라임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를 막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정훈 hun@donga.com·김태성 기자
#라임자산운용#실소유주#스타모빌리티#라임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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