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댐에 ‘태양광 발전소’ 띄워 92만 가구가 쓸 전기 만든다
더보기

댐에 ‘태양광 발전소’ 띄워 92만 가구가 쓸 전기 만든다

강은지 기자 입력 2020-03-24 03:00수정 2020-03-24 03:0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환경부, 수열-수상태양광 사업 확대
충남 보령시 보령댐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 전경. 2016년 구축 이후 연간 2MW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수상 태양광 설치 직후부터 지금까지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물과 기후변화, 우리의 미래.’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유엔이 정한 올해의 주제다. 유엔은 이날을 지정한 1993년 이후 해마다 주제를 정해 논의의 폭을 넓혀 왔다. 이전에는 깨끗한 물이나 물 부족, 재이용 등이 다뤄졌는데 올해는 기후변화를 핵심 주제로 선정했다. 유엔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에 물 활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국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단으로 물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늘리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수열과 수상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신사업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 도심 열섬현상 줄이는 ‘수열 에너지’

주요기사

“수열 에너지로 전력비만 줄인 게 아닙니다. 냉각탑도 줄일 수 있어 열섬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옆 롯데월드몰. 건물 관계자는 “일부 냉각탑을 없앤 자리에 태양열 패널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개장 당시부터 이 건물은 냉난방에 사용하는 에너지의 20∼25%를 수열 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수열 에너지는 공기보다 온도 변화가 적은 물의 성질을 활용한다. 열기를 빼내는 히트펌프를 돌려 여름에는 실내공기의 열을 물을 통해 방출한다. 반대로 겨울에는 물에서 열을 빼내 실내로 공급한다. 롯데월드몰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는 인근 팔당댐과 연결된 수도권 광역 상수관이 있어 가능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광역 상수관에 흐르는 원수 120만 t 중 하루 5만 t을 건물 내부로 유입시켰다. 그 덕에 에어컨을 설치할 때 건물 외부에 세워야 하는 냉각탑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냉각탑에서 나오는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도심 폭염을 부채질하는 열섬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수열 에너지는 도심 곳곳에 있는 땅속 상수관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기존 상수관을 활용해 경제적인 비용으로 에너지를 개발하는 동시에 오염물질 배출을 막을 수 있어서다. 대도시 인근 광역상수도 공급량의 70%만 수열 에너지로 활용해도 연간 1600t의 미세먼지와 137만 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부와 강원도,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열 에너지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강원 춘천시에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시에 조성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소양강댐의 심층수를 활용한 수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 주민과 이익 나누는 ‘수상 태양광’

도심과 떨어진 댐이나 저수지를 활용한 수상 태양광은 공간의 제약이나 환경 훼손을 피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15도 이상 경사진 곳에는 구조물을 세울 수 없고 대체 산림까지 조성해야 하는 산지 태양광에 비해 수상 태양광은 경제적이다. 이미 조성돼 있는 댐 수면 일부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2009년 전남 순천시 주암댐에 실험모델을 만들어 수상 태양광의 첫발을 떼었다. 이후 2011년 경남 합천댐에 실증모델을 만들어 상용화했다. 충주댐과 보령댐에도 수상 태양광을 운용하고 있다.

수상 태양광은 초기에는 파손으로 인한 오염 우려가 컸다. 그러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실시한 패널 파손 후 용출 실험에서 납이나 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 수질오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풍속이 1초당 24∼40m에 달한 2012년 태풍 볼라벤과 덴빈, 2019년 태풍 링링 때에도 패널이나 구조물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었다.

생태계 파괴 가능성 측면에서도 안전성이 검증됐다. 수자원공사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수상 태양광을 설치한 합천댐과 보령댐, 충주댐에서 환경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전후의 수질, 퇴적물, 어류 등의 생태계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질과 퇴적물 변화는 없었고 시설물 하부에 치어가 모여 먹이사슬을 갖는 어종들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1∼19년 네 차례에 걸쳐 진행한 환경영향분석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됐다.

경제성이나 환경 친화성도 우수한 편이다. 태양광 패널 설치가 가능한 댐 연면적의 6% 이내를 수상 태양광으로 활용할 경우 연간 9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2745GWh)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미세먼지 1482t, 온실가스 128만 t을 각각 감축할 수 있는 규모다.

환경부는 향후 수상 태양광 시설을 지역주민 참여형 모델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들과 이익을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 지역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수상 태양광과 수열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수열 에너지#수상 태양광#보령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