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홋카이도 “주말 외출 자제를”… 긴급사태 선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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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감염자 933명중 66명 최대
아베, 한달간 전국 휴교 권고

일본 4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홋카이도가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28일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홋카이도 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환자가 나오는 등 감염이 폭넓게 퍼지고 있다”며 “이날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긴급사태를 선언한다. 이번 주말엔 외출을 삼가 달라”고 밝혔다. 홋카이도가 전 도민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일본 감염자 933명 중 홋카이도 감염자는 66명으로 2위 도쿄(36명)를 크게 웃돈다.

중앙정부 역시 강경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6일 “향후 2주간 대형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고, 27일에는 “다음 달 2일부터 봄방학이 끝날 때까지 전국 초중고교의 임시 휴교를 요청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봄방학은 3월 중·하순부터 4월 초까지여서 사실상 한 달가량 휴교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28일까지 각 학교별로 휴교 여부를 공지하지 않았고, 한 달간 휴교를 할 경우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아이 맡길 곳을 찾기 어려워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총리가 톱다운 방식으로 모든 것을 직접 결정했다”며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비판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일본 사회의 동요와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는 약 2주 전부터 마스크가 동이 났고, “중국으로부터 휴지 원재료를 수입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28일 도쿄 상당수 가게에서 휴지조차 사라졌다. 일본가정지(紙) 공업협회가 “국내 업체가 평소와 마찬가지로 생산하고 있고 공급량도 충분하다”고 밝혔는데도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사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에서는 중국 방문, 37.5도 이상의 고열 나흘간 지속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감염자 수를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일본#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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