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몰고 다닌 ‘미모의 괴성녀’… “코비 사망 보며 새로운 삶 결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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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발표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

마리야 샤라포바가 2008년 호주오픈에서 서브를 하고 있는 모습.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3개의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얻은 샤라포바는 4년 뒤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6일 선수 생활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그는 "우승컵을 더 들어올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이미 많은 걸 이뤘다"는 은퇴 소감을 밝혔다. 멜버른=AP 뉴시스
“코비의 죽음 이후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헬기 사고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샤라포바는 27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조언자였다. 사고일로부터 사흘 뒤에 그를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는데…. 이후 내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샤라포바는 26일 ‘배니티페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은퇴 사실을 전했다. 2년째 지속된 심각한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코비를 만나기로 한 것도 부상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샤라포바는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과 호주오픈에 출전했지만 모두 첫 경기에서 졌다. 그는 어깨 부상에 대해 “내가 공을 치려는 모습을 사진으로만 봐도 어깨가 움츠러들 정도로 아프다”고 말했다.

1987년생으로 2001년 프로가 된 샤라포바는 2004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를 꺾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17세 테니스 스타의 탄생에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이 열광했다. 이후 샤라포바는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2012·2014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을 가졌던 샤라포바는 스트로크 때 지르는 ‘괴성’으로도 유명했다. 소리의 크기가 최고일 때는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난다는 100dB(데시벨)까지 측정됐다.

2016년 도핑 논란 이후에는 내리막을 걸었다. 그해 1월 호주오픈에서 신규 금지약물이었던 ‘멜도늄’ 양성 반응이 나왔다. 멜도늄은 운동 후 회복 능력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당시 샤라포바는 “부정맥과 가족력이 있는 당뇨병 때문에 10년간 약을 복용해왔다. 새로 금지약물이 된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항소심 끝에 15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샤라포바는 2017년 상반기에 다시 코트에 섰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했다. 복귀 후 메이저 최고 성적은 프랑스오픈 8강. 세계 랭킹은 373위까지 내려갔다. 그는 팬들 앞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지 않고 코트를 떠난다. 샤라포바는 “모두에게 이게 나의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알리는 이벤트는 치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샤라포바의 총수입은 3억2500만 달러(약 3950억 원)로 윌리엄스(3억5000만 달러·미국)에 이은 여자 선수 2위다. 상금을 제외한 총수입(후원계약, 초청료 등)은 약 2억8600만 달러로 샤라포바가 전 종목을 통틀어 여자 선수 1위다. 그는 캔디회사 ‘슈거포바’를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테니스#사라포바 은퇴#코비 브라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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