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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있는 곳 가는게 소명”… SOS 받은 의사들 “가자, 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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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있는 곳 가는게 소명”… SOS 받은 의사들 “가자, 대구로”

이미지 기자 , 강동웅 기자 , 전채은 기자입력 2020-02-27 03:00수정 2020-02-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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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대구의사회 호소에 자원자 쇄도
의료진에 고개숙인 丁총리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6일 오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된 대구 북구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4주 이내에 대구를 코로나19에서 안정적인 상황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뉴스1
“지금 바로 대구로 달려와 주십시오.”

25일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가 담긴 문자메시지 한 통이 전국 의료진을 움직이고 있다. 문자를 받은 대구경북 지역 의사들이 동료와 선후배에게 다시 전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간 덕분이다.

○ 대구로 가는 의사들


“조심히 다녀와라, 조심히….”



고령의 노모는 걱정되는 듯 망설였지만 아들의 뜻을 말리지 않았다. 경남 거제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박태환 씨(46)는 대구행을 결정한 뒤 “어머니께 죄송하지만 대구시의사회장님의 호소를 보고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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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금요일부터 대구에 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의 검사를 도울 예정이다. 애초에는 성금만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문자를 전달받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도 의사이지 않나. 환자가 있으면 가야지. 그것이 내 직업이고, 소명이고.”

대구의 개인병원 의사들도 지원에 나섰다. 대구 동구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전모 씨(47)는 이비인후과 의사인 후배와 함께 지원했다.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환자 병동에서 야간진료를 맡을 예정이다. 전 씨는 “솔선수범하는 주변 의사들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가 지친 상황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고 지원 동기를 이야기했다.

올해 대학에 들어가는 아들은 “꼭 해야 돼?”라고 물었다. 전 씨는 “겁이 나지만 의사가 환자를 버릴 수 없지 않으냐”고 답했다. 아내는 그의 결심을 이해하고 응원했다. 그는 “아마 더 많은 의사들이 올 것이다”라고 장담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모 씨(55·여·대구)는 딸이 걱정할까 봐 말도 하지 않고 지원했다. 김 씨는 “코로나 앞에서 우리가 후진국처럼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 두려워하고 떨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들도 대구가톨릭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며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 경북대병원 인턴도 응급실 복귀

자가 격리 해제를 요청했던 경북대병원 인턴 가운데 2명도 26일 현장에 복귀했다. 이들은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공간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18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었다. 격리 8일째인 25일 환자의 아픔과 동료의 고생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며 병원 측에 격리 해제를 요청했다. 동료 인턴을 대표해 문자메시지를 쓴 김영호 씨(29)와 또 다른 인턴 한 명은 26일 오전 7시에 자가 격리가 해제됐다.

두 사람은 격리 대상자 중 음성 판정을 받고 기침, 콧물 등 이상 증상이 없다는 보건당국과 병원 측의 판단에 따라 해제됐다. 다른 2명은 격리 상태가 유지됐다. 김 씨 등은 곧장 응급실 진료에 투입됐다. 김 씨는 “며칠 만에 돌아와 보니 사람은 더 부족하고 일은 너무 많아졌다. 우리가 도울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9시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지원을 신청한 의료인력은 총 205명. 의사 11명과 간호사 100명, 간호조무사 32명, 임상병리사 22명, 행정직 등 40명이다. 25일까지만 해도 59명에 불과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조만간 지원 인력을 내려보낼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인력 모집과 별개로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곧장 의료지원단장을 맡아 직접 대구 지역에 내려가 현장에서 진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시민들 온정도 잇따라

전국 각지에서 대구 시민을 돕기 위한 선행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등에서 9년째 태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동혁 씨(38)는 25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임 씨는 “대구의 자영업자와 시민들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서 2년째 세차장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 씨(30)는 26일부터 ‘무료 차량 방역 서비스’에 나섰다. 세차 비용을 20∼50% 할인하고 세차한 손님 중 희망자에게는 차량 내부를 살균·소독해 주는 것이다. 그는 “내가 베풀 수 있는 것들을 베풀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에도 크고 작은 기부금이 도착하고 있다. 서울시민이라고 밝힌 박모 씨는 300만 원을 기부하며 “의사 선생님들이 빵을 사 드셨으면 좋겠다. 지역 경제도 살리고 의사 선생님들이 빵 드신 후 힘내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했다.

○ 의료인력 지원 문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특별대책팀(044-202-3247), 대구시의사회(053-953-0033∼5)

이미지 image@donga.com·강동웅·전채은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대구#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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