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구 자연증가, 사상 첫 1만명 붕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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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92명 역대 최저… 인구 자연증가 7900명 그쳐
올해부터 자연감소 시작될 듯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가 지난해 다시 역대 최저 수준인 0.92명으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도 지난해 사상 처음 1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에 못 미치는 ‘인구 자연감소’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자연증가 인구는 7900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015년에 16만2500명이었지만 이후 급속도로 줄어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이민이나 외국인 노동자 유입 등으로 국가 간 이동하는 요소를 제외하면 인구가 사실상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2018년(0.98명)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명 밑으로 떨어졌다. 197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다.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합계출산율이 1명보다 낮다는 건 한 세대를 30년 정도로 봤을 때 30년 뒤에는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 이하가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한 곳도 없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7명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32만6800명) 대비 2만3700명 적은 30만3100명으로 집계됐다. 30만 명 이상을 가까스로 유지하기는 했지만,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도 전년 동월 대비 7.2% 감소했다. 이로써 월별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5개월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첫째 아이를 낳는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전년보다 0.3세 올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근 수년간 200조 원에 가까운 저출산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 급락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앞으로도 계속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성장으로 인해 젊은층이 자녀를 낳고 키우는 데 있어 경제적 비용부담이 크다”고 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혼인건수가 전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는 합계출산율이 0.9명 이하로 떨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출산율#인구절벽#인구 자연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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