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앱 만든 대구 중3 “수익금 전액 마스크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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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빈-이찬형군 실시간 업데이트
개설 15일만에 접속 100만명 돌파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위해 기사를 검색하다 마스크 구입이 부담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구 수성구 고산중학교 3학년 최형빈(15) 이찬형 군(15)은 선뜻 마스크를 기부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과 선별진료소, 병상 등의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 코로나나우를 개설했다.

15일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코로나나우를 방문했고 배너 광고로 뜻하지 않게 160만 원 정도 수익을 얻었다. 두 학생은 수익금을 용돈으로 쓰는 대신 전액을 대구시에 맡기고 시가 마스크를 대신 구입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최 군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도 떠올렸는데, 배너 광고 수익을 되돌려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군은 “마스크 수요가 폭증해 구입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얘기도 들었다. 구입, 배포 등은 대구시 등 어른에게 부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쏟아지자 시민들을 도울 방안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코로나19 관련 웹사이트와 앱 개발은 이 군이 먼저 제안했다. 최 군도 사이트 개설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이 늘 것이라고 보고 찬성했다. 이들은 평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진자, 검사 진행, 동선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웹사이트 구성에 필요한 항목을 정했다. 질병관리본부, 미 존스홉킨스대 등의 웹사이트를 찾아 전염병과 관련된 최신 정보도 모았다.

개학을 앞둔 두 학생은 오전, 오후로 시간대를 나눠 교대로 코로나나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 동선 등의 최신 정보가 쏟아져 계속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군은 “특히 고향인 대구에서 확진 환자가 많이 나와 너무 안타깝다. 지역 사람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최 군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하루를 산다는 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일인지 요즘 부쩍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코로나19#웹사이트#코로나나우#마스크#수익금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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