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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경보 격상않고도 통제 가능” 의료계 “골든타임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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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기경보 격상않고도 통제 가능” 의료계 “골든타임 놓쳐”

이미지 기자 , 김지현 기자 입력 2020-02-22 03:00수정 2020-02-2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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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경계’ 수준 유지 놓고 논란 가열

정부가 21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유지한 이유는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직 ‘심각’ 단계로 격상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이유는 한국 상황에 대한 해외 대응 수위가 높아지는 등 외교적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 ‘경계’ 유지 이유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르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네 단계다. 우리 정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코로나19 환자 발생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일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국내 첫 환자가 나온 20일 주의 단계로 상향하고, 환자 수가 늘면서 27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기준은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환자가 여러 지역에서 다수 나타나는 것. 정부는 현 시점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사회 전파 초기 단계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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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사회 전파가 막 시작되는 초기 단계이고 원인이 분명해 통제가 가능하다”며 “경계(단계)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가 유행했을 때는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심각 단계가 되면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구성되는 만큼 범정부적 총력전을 펴는 데 효율적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외국 정부의 대응 수위도 그만큼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국가들이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와 한국 여행경보 조치를 발령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급으로 높이면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긴급 보고한 자리에서 “일본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은 인구 비례로 볼 경우 한국보다 확진자가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 상태를 유지하되 중앙정부가 나서 ‘심각’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겠다”고 보고했다.

○ 심각 단계에 준하는 대응


정부는 심각 단계에 준하는 대응 방안으로 총리가 주재하는 확대 중수본 회의를 주 1회에서 3회로 늘리기로 했다. 위기경보 단계는 올리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범정부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대책지원본부’는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모든 시도에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국민안심병원은 병원 입구부터 코로나19 의심환자와 기타 호흡기 환자, 일반 환자의 진료 동선을 나눠 별도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다. 의심환자는 별도 입구로 들어가 선별진료소로 안내되며 확진 시 곧장 격리병상으로 보내진다. 기타 호흡기 환자나 일반 환자로 내원한 경우에도 유사 증상이 확인되면 바로 의심환자 진료 공간으로 보내진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같은 식으로 운영한 바 있다.

검체 채취가 가능한 선별진료소는 현재 77개에서 다음 달까지 100개로 늘린다. 2월 말까지 하루 1만 건, 3월 말까지 1만3000건을 검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는 공중보건의사를 전환 배치한다.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같이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이 높지만 선별진료소가 멀어 검사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다음 달 초부터 이동진료소를 운영한다. 중증장애인과 노인 등 거동이 불편한 건강취약계층도 이동 검체 채취를 하기로 했다.

○ 엇갈리는 평가


정부의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기경보 단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정부가 지역사회 감염에 대응해 정책 방향을 잘 선회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수십 명만 나왔다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미 수많은 ‘31번 환자’가 전국에 퍼져 있을 것”이라며 “‘골든타임’을 놓친 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입국제한 조치에 소극적이란 점에서 일각에서는 ‘창문을 열고 모기를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추가 입국제한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특별입국절차와 자가 진단 앱, 중국인 유학생 특별대책 등으로 이미 입국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관건은 중국의 발병 추세”라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제한을 거듭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수차례 내는 등 추가 입국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지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위기경보#경계#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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