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美 안전하게 해주지않아…한국 돈 더내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8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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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배치한 미사일 방어체계는 미국의 안전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며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말했다”고 폭로해 화제를 모았던 책이 발간됐다.

워싱턴포스트(WP) 기자 필립 러커와 캐럴 레오닝은 신간 ‘매우 안정적인 천재(A Very Stable Genius)’를 21일 발간했다. 제목 ‘매우 안정적인 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서 자신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자 이에 반박하며 “나는 안정적인 천재”라고 말한 데서 따왔다.

25일 자사 기자를 인터뷰한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국방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무엇이 우리를 안전하게 하는가”에 대해 물으며 “왜 우리 군이 그 곳에 있나? 우리가 왜 이 모든 돈을 쏟아야 하나? 왜 한반도에 이 군사기지들이 있는건가?”라고 물었다. 이 브리핑에는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참석해 있었다.

책에는 이 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참모들의 말을 가로채는 버릇이 나왔다고 당시를 구체적으로 전했다. ‘군사 기지(base)’라는 말이 나오자 곧바로 일부 국가에 주둔한 미군 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는 것은 ‘미쳤다(crazy)’, ‘어리석다(stupid)’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사일방어(MD)에 대한 비용 100억 달러(약 11조5900억 원)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우린 그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들(한국)에게 임대비를 청구해야 한다. 우리 군인들 비용도 받아내야 하고 모든 것에서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신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협상으로 한반도 핵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로 생각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모두 지도자 대 지도자, 사람 대 사람, 트럼프 대 김(정은)의 문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초 6월 12일 예정돼있던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회담일 이틀 전 싱가포르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개최를 하루 앞당기라고 참모들을 독촉했다는 뒷얘기도 등장한다. 평상시 쓰는 침대나 텔레비전, 스테이크, 햄버거같은 ‘일상의 호사’를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그가 안달이 나 “우리는 지금 여기 있는데 왜 (정상회담을) 그냥 하면 안되느냐”고 반문했다는 것.

이 책을 소개한 시애틀타임스에서는 “트럼프는 다른 국가 지도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정부를 컨트롤하는지 존경하면서 김정은을 예로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말할 때 그의 사람들은 자세를 바로 하고 앉아 그의 말을 듣는다며 김 위원장이 “매우 능력있고 똑똑하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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