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신축아파트 2억 내린 급매물도… 매수는 끊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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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아파트값 하락세 전환… 서초구선 1억이상 내려 거래
중개업소 “대출 사실상 금지돼, 12·16대책후 개점휴업 상태”
경기-대전-세종은 상승폭 커져… 일부 아파트는 최고가 경신도

23일 한국감정원은 1월 셋째 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에 대해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부 인기 신축 아파트 등에서도 급매물이 나오며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거래 억제책을 도입한 12·16부동산대책으로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일부 나오면서 가격 하락세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이전 최고가보다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내린 가격으로 거래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달 9일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m² 아파트가 21억9500만 원에 거래됐다. 12·16대책 전에는 비슷한 평형이 23억5000만 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송파구 잠실리센츠 전용 84m² 아파트도 최근 20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전 실거래 최고가가 21억 원까지 나왔던 평형이다.

호가 기준으로는 하락폭이 더 큰 곳도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59m²가 지난해 말 24억 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22억 원까지 호가가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과 달리 매수자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자금 출처 조사까지 강화한다고 하니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앞으로 매도자들이 얼마나 더 가격을 내려서 집을 내놓느냐에 따라 집값 향방이 결정될 텐데 금리가 낮고 유동성이 충분해 조정의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 같은 하락세가 얼마나 커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 외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면서 최근 교통망 확충 계획이 발표되거나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수원 영통구는 지난주 대비 1.02% 가격이 오르며 전주(0.91%)보다 가격 오름폭이 커졌다. 경기도청 등 공공업무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영통구 이의동의 광교e편한세상 전용 101m²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11억 원 중반대에 거래됐지만 최근 12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구축 아파트가 많은 영통동도 전용 84m² 아파트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4억 원 중후반대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에는 6억 원 초반까지 호가가 오른 상태다. 용인 수지구도 0.65% 오르며 지난주(0.59%)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대전(0.52%), 세종(0.34%)도 상승폭이 커진 지역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로 유동성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투자가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수요에 맞는 공급 확대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유원모 기자
#강남권 아파트#하락세 전환#12·16부동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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