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출마 수락’ 이낙연 “황교안과 신사적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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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3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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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공동 상임 선대위원장직과 서울 종로 출마공식 제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공동 상임 선대위원장직과 서울 종로 출마공식 제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전체를 진두지휘하기로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용산역을 찾아 귀성 인사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는 이 대표님의 제안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전날 종로 출마와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제안한 것을 수락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우리의 역사와 얼이 응축돼 숨쉬는 ‘대한민국 1번지’ 종로에서 정치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며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4·15 총선의 최고 책임을 분담하게 되는 것도 과분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러나 영광스러운 책임”이라며 “그 영광과 책임을 기꺼이 떠안겠다”고 수락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 전 총리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나오는 데 대해 “상대 당 결정에 제가 이런 말 저런 말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 개인의 마음을 말씀드리자면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전 총리는 향후 행보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경제와 사회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가면서도 오늘을 힘들어 하시고 내일을 걱정하시는 국민이 계신다는 것을 언제나 직시할 것”이라며 “그런 국민께 위로와 희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께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만 드리는 저급한 정쟁을 삼가겠다. 그 대신에 신뢰와 품격을 유지하며 겸손하고 성실하게 선거에 임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꾸지람과 가르침을 늘 겸허하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종로 출마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이전부터 당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이 대표가 숙고 끝에 제게 제안한 것을 받아들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총괄하는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역구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선거의 국면과 상황에 따라 최선의 지혜를 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종로 출마와 관련해 지역구 현역인 정세균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는 “현직 총리와 선거에 대해 말을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총리 임명 동의안이 의결된 직후 축하 전화는 드린 적이 있다”며 “‘제가 종로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리 신고 드립니다’ 이런 말은 드렸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전 총리는 총선이 석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유념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과 경선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어느 정당이든 당내 경선과 공천 과정이 얼마나 순탄하게 이뤄지느냐가 선거 초반의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 공천은 없다. 그러나 일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최대한 많이 승복할 수 있는 그런 공천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표명했다.

그는 총선 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눈 적은 없다”면서도 “가능한 최대한의 의석을 얻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희망했다. 아울러 “국민 개개인의 삶에 대한 진솔한 접근, 겸허한 위로와 희망도 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드러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태생적 과제를 안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탄핵 이후의 전개에서 표출된 다수 국민의 분노와 요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와 함께 “현재까지 그 요구와 분노의 해소와 이행에 일정한 방향은 잡혀가고 있지만 모든 게 다 풀렸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선거는 그러한 태생적 과제의 이행을 좀 더 앞당길 것인가 아니면 다시 지체할 것인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제가 모두발언에서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라며 “아직 절차적인 것이 남아있지만 이제 선거법을 충분히 지켜가면서 내일이라도 종로에 가서 (주민들께) 설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고 예고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귀성인사에 앞서 용산구 농협 고객행복센터를 방문해 콜센터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근무환경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그는 24일 지역구 전통시장 등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등 총선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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