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담당 검사 CCTV보다가 울컥…“잊히지 않는 장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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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1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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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고유정 사건’ 공판에서 담당검사가 피해자의 사연을 설명하다가 눈시울을 붉혔다. 이 검사는 고유정이 “무섭다”고 했던 인물이다.

이날 오후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의 11차 공판이 열렸다.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고유정에 의해 살해된 전남편 강모 씨(사망 당시 36세)와 친아들(6)이 만날 당시를 소개하다 감정이 북받친 모습을 보였다. 이 검사는 고유정이 재판 도중 “저 검사님과는 대화를 못하겠다. 너무 무서워서”라고 했던 인물이다.

법정에서는 강 씨가 살해된 지난해 5월 25일 아들과 만나는 폐쇄회로TV(CCTV)영상 등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강 씨가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 뒤 목말을 태우고는 아들과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검사는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지금까지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 장면”이라고 했다. 그는 “이혼 후 2년 만에 아들을 만나는 아빠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했다”며 “훌쩍 커버린 아들이 낯설고, ‘내가 돌봐주지 못하는 사이에 저렇게 커버렸구나’ 하는 후회와 자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두 사람의 사연을 소개하며 두어 차례 말을 멈추고 눈물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검사가 법정에서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 방청석에서도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 검사는 “사형은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못하는 우리법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고유정은 반인류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사형을 구형하자 방청석에는 박수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고유정 변호인은 증거조사가 미미하다며 결심 연기를 요청, 최후진술과 변론은 다음달 10일로 늦춰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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