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트럼프,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방위비 협상 직접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4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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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6차 협상이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58·사진)까지 대동, 협상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무장관이 한국 등 동맹국과의 방위비 분담금협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대목이자 이례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므누신 장관의 역할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과의 방위비 협상에서의 금전적 부분을 챙기는 것”이라며 “과거 국무부에 관련 협상이 전적 일임됐다면 이번에는 백악관에서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므누신 장관은 전적으로 금전적(purely financial) 부분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은 안보관련 부분을 챙기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대인인 므누신은 투자금융회사 골드만삭스 임원을 거친 골수 금융맨으로 월가 시절부터 돈 관리에 있어 ‘수완가’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맹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월가 출신의 므누신 재무장관이 개입한다는 것은 동맹을 금전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이 여실히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부자나라’로 언급하며 더 많은 분담금을 요구한 것 또한 이번 협상을 목전에 두고 한 전략적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미 행정부 안팎에선 나온다.

현재 미국 측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서라도 분담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미연합 훈련에 대한 우리 측 분담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13일 워싱턴에 도착한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의견을 좁혀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포괄적 타결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가는데 서로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SMA 틀 내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저희가 이미 동맹으로서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목전에 두고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 것에 대한 질문에는 “그동안 여러 번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 했던 사항으로 크게 상황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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