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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2월 9일 한국 넘어 아카데미 새 역사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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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2월 9일 한국 넘어 아카데미 새 역사 쓰나

김재희기자 , 이서현기자 입력 2020-01-14 16:47수정 2020-01-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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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곧 깨어나서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걸 알게 되겠죠. 전 아직 ‘기생충’ 촬영 현장에 있고 모든 장비는 고장 난 상태고요. 밥차에 불이 난 걸 보고 울부짖고 있고요.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좋고 행복합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 총 6개 부문의 최종 후보로 오른 데 대해 봉준호 감독(51)이 미국 한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인셉션’ 같은 기분이 든다”며 밝힌 소감이다.


기생충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이 꿈처럼 느껴지는 건 봉 감독뿐만이 아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은 기생충이 써내려갈 ‘꿈같은 역사’에 주목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다면 비(非)영어 영화 중 최초로,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아카데미상 24개 부문 중 최고 영예인 작품상 수상여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작품상 후보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 v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원스 어폰) 등 총 9개다. 1929년 첫 아카데미 시상식 이래 작품상 수상작은 모두 영어 영화였다. ‘거대한 환상’, ‘제트’, ‘우트반드라나’, ‘외침과 속삭임’, ‘일 포스티노’, ‘인생은 아름다워’, ‘와호장룡’, ‘바벨’, ‘아무르’, ‘로마’ 등 총 10편의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작으로 호명되지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투표권을 가진 아카데미 회원들은 여전히 백인이 다수여서 미국 배경의 역사 이야기인 ‘1917’이나 ‘원스 어폰…’이 유력 후보”라며 “하지만 최근 백인 위주의 영화제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어 기생충도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감독상 부문에서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와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토드 필립스(조커) 등 네 명과 겨룬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2007년 ‘디파티드’, ‘1917’의 샘 멘데스는 2000년 ‘아메리칸 뷰티’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할 경우 아시아에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리안 감독은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 2013년 ‘라이프 오브 파이’로 두 차례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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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화상(전 외국어영화상)은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기생충은 이미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카데미 회원들도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국제영화상 후보 중 ‘페인 앤드 글로리’가 남우주연상 후보, ‘허니랜드’가 다큐멘터리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게 전부”라며 “6개 부문에 오른 기생충이 국제장편영화상을 못 받으면 오히려 이상한 결과”라고 전망했다.

미술상과 편집상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 기생충은 기택(송강호)과 동익(이선균)이 사는 공간을 통해 이들의 빈부격차를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아름 미술감독은 “계층 차이를 드러내는 미술적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수직적으로 이를 확연히 드러냈다. 홍수로 기택의 집이 물에 잠겨 배우들이 반지하방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상 후보에 가장 많은 이름을 올린 작품은 ‘조커’로 24개 부문 중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 등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리시맨,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3개 작품은 작품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은 조조 래빗, 작은아씨들, 결혼이야기와 함께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갑자기 튀어나온 영화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영국아카데미상(BAFTA)에서 수상했고,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쇼트 리스트에 올랐다. 이런 게 쌓여 지금의 기생충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봉 감독은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를 넘어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쓸지는 다음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결정된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이서현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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