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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스카이넷으로 기상관측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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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스카이넷으로 기상관측을 해보자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입력 2019-12-14 03:00수정 2019-1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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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정말 짜증이 납니다. 날씨가 좋다고 해서 손자와 놀이공원에 갔는데 비가 엄청나게 오는 거예요.” 노인대학 강의에서 만난 한 어르신의 말이다. 기상예보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기에 정확하게 맞히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여름철같이 대기 변화가 심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다만 몇 시간 앞의 날씨를 예측하는 초단기 예보의 정확성을 높일 방법은 있다. 엄청난 양의 기상관측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력과 예산 등의 문제로 기상관측소 확장은 매우 어렵다. 대안으로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이 기상관측 자료 확장 방법으로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면 서울에서 기온, 강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상관측소는 30곳뿐이다. 이 정도로는 정확한 초단기 국지기상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서울에서 운행 중인 택시를 활용해 보자는 거다. 택시에 탑재한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의 센서를 통해 기온과 기압, 강수 등 기상관측 자료를 실시간 획득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데이터만 있어도 예보 정확도는 다소 올라갈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중국에서 운영하는 ‘스카이넷’을 보고 이것을 기상관측에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이넷은 중국의 실시간 영상 감시 시스템으로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인공지능(AI) 컴퓨터 스카이넷과 이름이 같다. 중국은 2015년부터 교차로, 공항, 철도, 항만 등 주요 교통시설을 중심으로 전국 29개 성급 행정구역에 2000만 대가 넘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을 결합했다. 중국에서는 CCTV 영상과 정확도 99.8%의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범인을 잡아들인다고 한다. 그런데 CCTV와 안면인식 기술로 범인을 잡는다는 개념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도 나왔던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는 백화점, 회사 등 모든 곳에 안면인식을 하는 CCTV 기계들이 설치돼 있다. 이로 인해 범죄자들은 도망칠 수 없다는 설정을 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이젠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중국은 스카이넷으로 범죄자들을 잡아들여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한다. 그러나 기술을 국민 통제에 사용한다면 엄청난 무기가 될 것이다. 이런 무기로 사회를 통제한 이야기는 70년 전에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왔다. 소설 속에서 지배자 계급인 빅브러더는 시민들을 24시간 감시하기 위해 ‘텔레스크린’을 이용한다. 텔레스크린은 CCTV처럼 사람들을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당의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을 바로 잡아갈 수 있는 장치다. 중국 당국이라면 1984의 빅브러더로 변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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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카이넷 같은 CCTV 망을 기상관측에 활용하면 어떨까? AI가 영상분석 알고리즘으로 CCTV 영상에 나오는 수백만 지역의 강수, 바람, 온도, 습도, 시계를 분석하고 중앙컴퓨터로 보내는 것이다. 엄청난 관측 빅데이터는 AI를 통해 나우캐스팅(단시간 예보)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형편으로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만일 이루어진다면 기후변화 시대의 기괴한 날씨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스카이넷#기상관측#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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