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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속 어긴 日…군함도 보고서에 ‘강제’ 빼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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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약속 어긴 日…군함도 보고서에 ‘강제’ 빼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뉴시스입력 2019-12-03 08:41수정 2019-12-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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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난 2일 이행경과보고서' 등록
"日, 유네스코 결정문 권고 이행 안해"
외교부, 대변인 논평 통해 유감 표명
"희생자 기리는 후속조치·대화 촉구"

일본이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겠다는 약속을 또다시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와 세계유산위원회 등 다자회의를 통해 일본의 후속 조치 이행과 대화를 거듭 촉구할 계획이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으로 1940년대 조선인 강제 징용이 대규모로 이뤄진 장소다. 정부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군함도 등 7곳에서 5만70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됐다. 하지만 일본이 2015년 7월 군함도 등 강제노역 시설 7곳을 포함한 일본 메이지 근대산업 시설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논란이 시작됐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 이행경과보고서’(State of Conservation Report)를 등록했다. 보고서는 본문 57쪽과 부록 349쪽 등 420쪽 분량으로 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결정문의 권고 및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됐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세계유산위원회는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해석 전략 마련을 권고했으며 일본 측이 한국인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번 보고서 역시 일본 정부가 이행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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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日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에 韓 반발

2015년 일본이 근대산업시설을 세계 유산 등재를 시도하며 한국 정부와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이에 3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결정문을 통해 일본 측에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 마련을 권고했다. 당시 일본 대표는 1940년대 한국인 등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인포메이션 센터 설치 등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일본은 2017년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이행경과 보고서에서 ‘강제(forced)’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일본의 산업을 지원(support)한 한반도 출신자가 있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조선인 등이 강제 노역한 산업 유산 관련 종합정보센터가 아닌 싱크탱크로서 나가사키가 아닌 수도 도쿄에 설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존 약속과 괴리되는 내용을 서술했다.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지난해 6월 또다시 결정문을 통해 ▲2015년 결정문(일본 대표 발언 포함)을 상기(recall)하고▲일본이 2015년 결정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request)했다. 당시 일본대표는 “1940년대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로 노역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당사국간 지속적 대화 독려 ▲전체 역사 해석에 있어 국제 모범 사례를 고려할 것을 강력히 독려 ▲일본 측에 업데이트된 이행경과보고서를 올해 12월1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에 日 2017년 입장 되풀이

4년이 지난 올해까지 일본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2017년 이행경과보고서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보고서에는 2017년 언급한 ‘한반도 출신자들’이라는 표현과 싱크탱크로 인포메이션 센터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2017년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간접적으로 여기에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 9항은 ‘유산의 기간 전후를 포함해 전체 역사 해석에 있어 국제 모범 사례를 고려할 것을 강력히 독려’했으나 일본은 2017년 이행경과보고서 첨부 문서로 제출했다고 답했다. 종합적인 해석은 ‘산업유산 인포메이션 센터’ 완공 시 새로 보고한다고 밝혔으며, 현재 도쿄에 센터가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정문 10항에서 당사국간 지속적인 대화를 독려한 데 대해 일본은 ‘일본 관계부처, 지방 정부, 유산 소유자, 관리인 및 지역사회 등 관범위한 당사자들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진행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다자회의에서 파트너는 주로 당사국이다. 주요 당사국인 한국과 대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감”이라며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의 권고에 따른 후속조치를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일본은 적극적인 회신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외교당국간 대화는)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정문 11항에서 일본이 39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해석 전략 마련 권고에 대해서는 2017년 보고서에서 답변했다’고 일축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세계유산위원회가 당사국간 대화를 권고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주요 당사국인 우리 측의 지속적인 대화 요청에 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 및 제출한 데 대해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과 조속히 관련된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문 역시 강제 조항이 아닌 권고 차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일본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이지 근대산업 시설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 취소 역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 등재 취소된 사례는 1121건 중에 2건으로 유산이 훼손되거나 보존하지 못하는 상황에 한해서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향후 이행 보고서를 담당하는 세계유산센터에 일본이 이행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직접적인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세계유산위원회 등 다자회의를 계기로 2015년 결정문을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 간접적으로는 국제 세미나 등을 열고 국제 사회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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