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찾아간 모라이스 “인천 생존 확신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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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대상 시상식 훈훈한 응원
“스트레스 많지만 꼭 건강 되찾길”… 유감독 “쾌유기원 트윗 정말 감사”

‘베스트포토상’ 수상 인천 유상철 감독(오른쪽)이 베스트포토상을 수상한 뒤 김도훈 스포츠사진기자협회 회장과 함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어 보였다. 이 사진은 지난달 24일 상무와의 안방경기에서 승리한 뒤 유 감독이 코치들과 얼싸안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뉴스1
‘베스트포토상’ 수상 인천 유상철 감독(오른쪽)이 베스트포토상을 수상한 뒤 김도훈 스포츠사진기자협회 회장과 함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들어 보였다. 이 사진은 지난달 24일 상무와의 안방경기에서 승리한 뒤 유 감독이 코치들과 얼싸안고 있는 장면을 담았다. 뉴스1
K리그 2019 대상 시상식이 열린 2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행사가 시작되기 15분 전쯤 전북 조제 모라이스 감독(54)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통역도 대동하지 않은 채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행사장 맞은편 끝에 있던 인천 유상철 감독이었다.

얼굴을 마주한 두 감독은 서로 끌어안았다. 잠시 뒤 모라이스 감독은 자리로 돌아갔다.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통역과 다시 유 감독을 찾아 “(K리그1) 잔류를 축하한다. 인천이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덕담을 전했다.

10분가량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감독은 여러 번 손을 맞잡았다. 모라이스 감독의 왼손은 췌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유 감독의 어깨를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10월 인천 방문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인천이 잔류하기 위해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그 결과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두 감독의 주위에 훈훈한 온기가 흘렀다. 유 감독과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천수 인천 전력강화실장은 “전북과 인천은 한 팀이나 다름없다”고 거들기도 했다.

유 감독은 모라이스 감독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올린 것을 봤다”며 “제가 트위터를 하지 않아 코치를 통해 답장을 보내드렸다. 정말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축구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지만 꼭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유 감독의 손을 꼭 잡았다.

힘든 암 투병을 잠시나마 잊은 것일까. 이날 베스트포토상을 받은 유 감독은 행사 내내 얼굴에서 미소를 내려놓지 않았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유상철#k리그#모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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