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교수팀, 지구온난화 주범 ‘메탄’ 먹고 자원 만드는 ‘미생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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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1일 12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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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동혁 교수(사진 좌측)팀은 경희대 이은열 교수팀과 공동으로 메탄자화균 중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 alcaliphilum 20Z)’의 대사경로를 밝혔다.© 뉴스1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동혁 교수(사진 좌측)팀은 경희대 이은열 교수팀과 공동으로 메탄자화균 중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 alcaliphilum 20Z)’의 대사경로를 밝혔다.© 뉴스1
온실가스로 알려진 메탄(CH₄)을 먹고 유용한 물질로 바꿔주는 미생물인 ‘메탄자화균’의 새로운 대사 경로가 UNIST 연구팀에 의해 규명돼 미생물을 활용해 메탄을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동혁 교수팀은 경희대 이은열 교수팀과 공동으로 메탄자화균 중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 alcaliphilum 20Z)’의 대사경로를 밝혔다.

이 미생물은 탄화수소를 먹고 분해해 유용한 물질로 만드는데 탄소공급원이 메탄에서 메탄올로 달라질 때 전체 대사과정에 변화가 생겼다.

김동혁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메탄은 산업용 폐가스, 낙농업, 셰일가스 추출과정에서 다량으로 방출되고 있다”며 “이러한 메탄을 고부가가치 물질로 만들기 위해서는 메탄을 소모하는 메탄자화균의 대사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메탄자화균의 대사과정을 이해하면 그 기반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대사경로를 조절할 수 있어 메탄이나 메탄올을 원료로 활용해 원하는 물질을 정확하게 얻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메탄이나 메탄올의 대사과정은 보통 ‘메탄이 산화돼 메탄올로 바뀌는 현상’에서 시작한다고 알려졌는데, 이 정도로는 각 물질에 따른 정확한 대사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메탄자화균이 탄소공급원으로 메탄올을 이용할 경우 메탄을 이용할 때보다 많은 포름산을 만들어내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시작 과정이 같은데도 결과물이 달라지는 까닭은 전체 에너지 대사 과정이 바뀌기 때문이었다.

메탄을 메탄올로 변환하는 화학반응에 사용되는 조효소(NADH)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 대사와 탄소 대사에 차이가 생기고, 그 결과 생성되는 화합물로 다른 것이다.

공동 1저자인 박준영 UNIST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메탄이 아닌 메탄올을 탄소공급원으로 사용할 때는 전체 생산물의 약 25% 정도가 포름산이었다”며 “이는 단순하게 메탄을 메탄올로 변환하는 ‘메탄 모노옥시게나아제’를 사용하고 마는 문제가 아닌 전체 대사과정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수준의 컴퓨터 모델링(Genome-scale modeling)을 이용해 메탄자화균의 대사 변화를 정확히 알아 낼 수 있었다. 메탄자화균의 대사 과정은 마치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 사다리 타기’처럼 복잡한데, 컴퓨터 모델링이 탄소 흐름을 한눈에 파악 할 수 있게 해준 덕분이다.

김동혁 교수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M. alcaliphilum 20Z의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의 차이는 메탄가스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 미생물을 산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대사공학적 관점에서 후속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가연구재단의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메타볼릭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에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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