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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공장 철수[횡설수설/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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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중국 공장 철수[횡설수설/김광현]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9-10-23 03:00수정 2019-10-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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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생산기지의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으로 분석하면서 “경쟁사인 애플이 하지 못했던 것을 삼성이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삼성과 달리 자체 공장 없이 개별 부품을 아웃소싱을 통해 조달한다. 이미 저숙련 근로자에 대한 교육 투자가 너무 많아 애플은 철수를 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삼성전자 공장 철수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다른 반도체 공장이긴 하지만 철수가 확정된 상태인 외국 기업을 깜짝 방문한 것만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한술 더 떠 삼성이 품위 있게 떠났다며 중국 기업도 외국 기업의 행동에서 배워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단순히 삼성이 문 닫는 공장 직원들에게 퇴직금은 물론 시계 선물을 주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만은 아닐 것이다. 리 총리의 방문이나 환추시보 평가는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을 결코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떠나는 기업에 대한 칭찬이니 효과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떠나는 글로벌 기업을 비난만 할 수 없는 것이 삼성전자의 후이저우 근로자의 임금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출 당시인 2008년 1894위안(약 32만 원)에서 2018년 5690위안(약 97만 원)으로 10년 만에 3배로 올랐다. 2018년 광저우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8218위안(약 136만 원)이다. 베트남은 중국 인건비의 절반 정도이고 인도는 더 낮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미중 무역전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 부과 선언 1년 만에 중국을 떠났거나 떠날 것을 검토하는 글로벌 기업이 50여 개에 달했다.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했던 곳은 산둥성 최대 도시 칭다오다. 중소기업 위주로 2000년대 중반 1만 개 가까이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 직후 ‘야반도주’ 바람이 불었다. 주원인은 급격한 임금 상승이다. 하룻밤 사이에 100개 이상의 기업이 사라졌다 하니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웬만큼 떠날 중소기업들은 다 떠나 불미스러운 일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탈중국은 이제 글로벌 대기업들로 번지고 있다.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끊임없이 옮겨 다닐 수밖에 없고, 버림받은 지역 입장에서도 떠나는 기업을 원망만 할 수 없는 냉혹한 글로벌 경쟁시대다. 중국을 떠나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기업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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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삼성전자#미중 무역전쟁#삼성전자 공장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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