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자 “멍멍”…목숨 바쳐 가족 구하고 세상 떠난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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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9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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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폭스뉴스 홈페이지캡처
사진=폭스뉴스 홈페이지캡처
새벽 야심한 시각, 집에서 불이 나자 강아지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주인 가족을 구하고 세상을 떠났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께 플로리다주 남서부 브레이든턴에 있는 르로이 버틀러 씨의 집에서는 정체모를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후 짧게 화재경보기가 울렸지만, 모든 가족들이 깊게 잠들어 이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버틀러 가족이 키우는 강아지 ‘지피’(잭러셀테리어·수컷)는 심상치 않은 냄새와 소리에 금방 잠에서 깼다. 이윽고 “멍멍” 짖으며 가족들이 있는 방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가족들이 쉽사리 잠에서 깨지 않자 지피는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더욱 요란하게 짖어댔다.

지피 덕분에 잠에서 깬 버틀러 가족은 집에 불이 났다는 것을 깨닫고 신속히 몸을 피했지만, 정작 지피는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진=폭스뉴스 트위터
사진=폭스뉴스 트위터

지피의 부재를 알아챈 버틀러 가족은 즉시 집으로 들어가 강아지를 구해오려고 했지만 이미 거실, 기둥 등 집 전체로 불이 번져 손을 쓸 수 없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현지 소방당국은 “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해당 집 다락방 가까이에 있는 에어컨 실외기로부터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버틀러 씨는 “지피는 정말 좋은 개였다. 아버지가 입양했고 우리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지피는 은혜를 갚은 것 같다”면서 “(지피를) 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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