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마이너스 금리 더 낮추기로…시중 돈 풀기 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5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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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마이너스(―)인 예금금리를 더 낮추기로 했다. 또 지난해 12월 중단했던 자산 매입 프로그램(양적완화)을 재가동하며 돈 풀기에 나선다.

ECB는 12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를 ―0.4%에서 ―0.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예치금을 내야 했는데 그 액수를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의 확대는 은행들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시중에 더 풀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CB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6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다만 ECB는 현행 제로 수준(0%)인 기준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아울러 올 11월부터 월 200억 유로(약 26조2000억 원) 규모의 자산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불황 가능성이 이전보다 증가했다. 경기 약세가 예상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전망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재정 여유를 가진 정부들은 효과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EU 회원국이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이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려 한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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