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김구 사저 경교장, 김구선생 침실까지 물 샌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5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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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 칩실과 복도에 누수 피해
지붕 보수공사 안돼 피해 거듭 발생
예산 확보 안돼 내년 상반기에 복구

백범 김구 선생의 사저로 김구 선생이 암살당하기 전까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집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던 독립운동 유적지 ‘경교장(사적 제465호)’에서 물이 새고 있다.

지붕이 낡아 누수가 발생하면서 김구 선생이 생전에 머물던 침실까지 피해를 입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임에도 독립운동 유적지 관리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15일 경교장 운영주체인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내 경교장에서 지난달 15일과 같은달 29일 누수가 발생했다.

지붕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2층 김구 선생 침실과 2층 정면 복도의 벽면과 문틀에 물이 흘러내렸다. 바닥에 깔린 다다미 일부가 젖었다.
누수는 매년 여러 형태로 지속되고 있지만 2012년 경교장 복원 시 내부 보수만 시행되고 지붕 공사는 이뤄지지 않은 탓에 거듭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붕이 낡으면서 천연 슬레이트와 지붕 시트에 균열이 생겼고 현재는 누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서울역사박물관은 설명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문화재 예산(긴급 보수사업, 국고보조사업)을 신청해 내년 상반기 보수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붕을 해체한 상태에서 공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공사에 들어갈 예산은 3억4500만원으로 추정됐다.
경교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썼던 역사적 장소다. 경교장은 이승만의 이화장(梨花莊), 김규식의 삼청장(三淸莊)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건국 활동의 중심이었던 3대 요람으로 평가된다.

1938년 금광으로 돈을 번 최창학이 이 건물을 지었다. 원래 명칭은 죽첨장(竹添莊)이었다. 광복 후 최창학이 이 건물을 김구 선생에게 거처로 제공했다. 김구 선생은 죽첨장이라는 일본식 이름을 건물 근처에 있는 경교(경구교의 약칭)라는 다리 명칭을 딴 경교장(京橋莊)으로 고쳤다.

경교장은 김구 선생이 반탁, 건국, 통일 운동을 주도할 때 민족진영 인사 집결처로 쓰였다. 경교장은 1949년 6월26일 김구 선생이 안두희(安斗熙)의 흉탄에 서거한 곳이기도 하다.

김구 선생 서거 후 경교장은 최창학에게 반환됐다. 이후 대만 대사관저로 쓰였다가 6·25전쟁 때에는 미국 특수부대가 주둔했다. 1967년 삼성재단이 경교장을 매입해 강북삼성병원 본관으로 썼다. 이후 소유권은 삼성재단에 그대로 두되 서울시가 전체 공간을 복원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경교장은 2001년 4월 서울유형문화재 제129호로 지정됐다가 2005년 6월 사적 제465호로 승격됐다. 서울시와 삼성간 합의에 따른 복원공사는 2012년 8월 완료됐고 전시관은 2013년 3월 개관했다. 현재 경교장 바로 옆에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이 있고, 경교장 위쪽으로 병원 건물을 잇는 구름다리가 설치돼 있다.

올 4월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한다며 경교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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